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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인터넷에는 '택시 진상녀'라는 인기검색어가 등장했다. 워낙 인기검색어에는 '인기'를 얻을 수 밖에 없는 야릇하고 이상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번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택시 진상녀의 내용은 이렇다. 

지난 14일 오후 8시쯤 차량 내·외부 촬영용 카메라 2대로 녹화된 동영상이다.

동영상 속 젊은 손님은 택시 앞자리에 올라탄 뒤 1분여 동안 다소 짜증 난 목소리로 전화 통화를 한다. 그러던 중 손님은 택시기사가 앞차에 크랙션을 3번 가량 울리자, “아저씨, 지금 난폭운전 하시는 거에요, 깜짝이야, 씨”라며 항의한다.

항의를 받은 택시기사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차량을 갓길에 대고 내리라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욕설을 주고받기 시작한다.

   여자 손님 : XX, 장난하나.
   기사 : 한대 쳐 버릴까 보다
   여자 손님 : 아, 쳐봐, XX 무서운 거 없으니까
   기사 : XX년이
   여자 손님 : 야, 너 신고 한 번 당하고 싶어
   기사 : 내려
   여자 손님 : XX 진짜
   기사 : XX년이, 빨리 내려, 패 죽이기 전에
   여자 손님 : 니가 그러니까 택시기사밖에 못 하는 거야
   기사 : XX 같은 년, 너 같은 년은 인터넷에 올릴 거야….


  '택시 진상녀'에 대한 동영상을 보고 느껴지는 것은 무엇일까? 인터넷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처럼 여자손님의 잘못일까?

  필자가 생각할때... 이런 문제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부터 시작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어리고 욕을 한다는 것만 가지고 여성손님의 잘못으로 몰아가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나이 지긋한 기사분 역시 여성손님의 항의나 욕설에 지혜롭게 대처한 듯한 느낌은 전혀 없다. 그럴법도 한것이 기사분 입장에서 어리고 막말하는 손님에게 뭐하러 잘 해주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동영상까지 올릴 정도로 기사분이 당했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요즘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서 청소년들만 해도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기분이 좋을때도 'X나 좋다'와 같은 표현을 하고 기분이 나쁠때도 'X나 짜증나'와 같은 표현을 한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거북할 수 있는 이런 표현이 이제는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모습이 이런 '택시 진상녀'와 같은 상황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분명히 옛날에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렸다고 우리는 학창시절에 배워왔다. 요즘은 중고등학교때 이런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단어를 떠오릴는 것일까.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서로간에 지켜야 하는 예절(에티켓)조차 무시되고 있는게 요즘이다. 이번 동영상을 통해서 누군가를 욕하는 것보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 또는 '최소한의 예의란 이런것이다'하는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

  가장 쉽지만 어려운 말이 '죄송합니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시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잘못에 대한 책임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죄송합니다'는 자신의 잘못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양해를 부탁하는 말이기도 한다.

  '택시진상녀'에 대한 영상에서도 만약 여성손님이나 기사분 중 한명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했다면 이슈화될 수 있는 가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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