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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iFE

평범한 30대 남자의 금욕생활

세아향 2009. 10. 12. 15:23

  이번 포스트는 30대 남자의 금욕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분들이 '금욕(禁慾)'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오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에서는 '금욕(욕을 금지하다)'라는 의미이다.

  2009년이 들어서면서 필자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하나 있다. '욕을 하지 말자.'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욕쟁이 할머니처럼 필자가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내뱉고 있는 가벼운 욕도 자제하려고 한 약속이다. 이런 스스로의 약속을 한 이유는 2009년 1월 퇴근길에 겪었던 일때문이다.

2009년이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사람들은 '다이어트'와 '금연'등 많이 알려진 것들을 새해 목표로 정하고 열심히 도전하고 있었다. 필자 역시 2008년도에 세웠던 목표인 '100권 읽기(독서)'를 실패해서 2009년에도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어느날 퇴근글에서 한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해 목표를 바꿨다.

(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필자 : (만원 지하철이라서 MP3P를 듣고 앞사람과 살짝살짝 닿을 정도로 붙어서 있었다. 물론 사람이 많아서 어쩔수 없이...)
여고생A : (필자 앞쪽으로 지하철 문앞에 서 있음)오늘 담임 재수없더라... 짱나게 아침부터 갈구고 지X이야!
여고생B : (필자를 마주보는 위치) 원래 재섭잖앙. 니가 잊어... 그건 그렇고 이거 어때? X나 예쁘지?
여고생A : 오~ 어서 구했냥? 짭이야?
여고생B : 아냐~ 이거 언니꺼 빌린거얌. X나 비싼거래
필자 : (이어폰을 끼었지만...워낙 가까운 거리에서 큰 소리로 말해서 거의 다 들림)

  이렇게 여고생으로 보이는 두 학생이 단 10분도 안되는 사이에 욕을 입에 달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보니, 뭐랄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나 스스로가 편하게 이야기 하는 'X나'라는 말이 제삼자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불편한이 '욕설'인 것이다. 영화에서 'X을 입에 물고사네~'라는 말처럼 대화에 중요하지 않은 '강조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을뿐이다.

  그 후, 2009년 목표로 '가벼운 욕도 하지말자, 2009년 금욕해보자!'를 세웠다. 그럼 금욕 시작한지 약 300일이 되는 요즘 필자가 느끼는 장/단점은 무엇일까?


 금욕이 주는 '장점',   입(?)이 깨끗해진다  
  욕을 하지않으면(금욕하면), 당연히 가장 먼저 얻어지는 것이 입(?)이 깨끗해진다는 것이다. 친구들끼리 가볍게 하는 '새끼','놈','18'등등 서로에게는 '친분'의 표현이지만 상대방이 보면 '쟤네들 싸우는거야?'라고 느낄 정도로 거친 말투이다. 그러니 이런 가벼운 욕설도 자제하면 입이 깨끗해진다. (물론, 상대방까지 같이 금욕해주면...도 깨끗해지지만...강요할수는 없으니~)

 금욕이 주는 '장점',   인간성이 좋아보인다.  
  금욕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주관적인 내용이 '인간성'과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남녀구분없이 입에서 '쌍욕'을 뱉는 사람을 누가 '지성인'이라고 생각하고 '참~ 인간성 좋아보여!'라고 이야기 할까?! 우리가 그러려니 하는 '욕쟁이 할머니'도 웃으며 넘길 수 있지만 인간성이 좋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냥 욕을 쏟아내는 모습에 이상한 웃음이 나올뿐.

 금욕이 주는 '장점',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  
  필자는 '욕'을 '강하고 빠른 의사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빠르고 강한 의사전달을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ㅆ'와 같이 '된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그러니 금욕을 하다보면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여유있게 변화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욕을 하면 모두 다 좋을까?! 어떤 일이나 분야에서 '100%'라는 것은 없다. 우리가 시험을 보아도 왠지 '100점'은 인간미가 없어 보이는 것처럼 '완벽'이라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다. 그러니 금욕 역시 몇가지 단점이 있으니 금욕의 단점은 과연 무엇일까?!

 금욕이 주는 '단점',   어색한 친구관계  
  보통의 남성들이 이렇게나 욕을 많이 사용하고 쉽게 사용하고 있는지 이번에서야 알았다. 일상적인 의사전달에서도 '친분'의 표현으로 '야~XX', 'X나'등과 같은 표현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욕같지도 않게 생각한 부분까지 '금욕'하려고 하니 친구관계가 어색해 보였다. 물론 어색한 관계도 꾹 참고 3~4개월만 유지하면 상대방 친구의 말투도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금욕이 주는 '단점',   말싸움의 패배  
  자동차 사고에서 항상 이야기 하는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말이다. 그만큼 크고 우렁차게 말하는 모습이 자신감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우기고 소리질러야 남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대부분의 남자분들이 '멱살잡이'까지가 최대의 싸움이다. 그러니 당연히 싸움의 대표적인 방법이 '욕설'이다. 그런데 평소 금욕을 하니...위급 상황에도 욕이 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지성인으로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게 좋지만...금욕한다고 필요할때 '욕'이 입속에서만 맴돌고 있다보니 왠지 지고 있는 기분이 들긴 한다.


  장/단점이 있지만...될 수있으면 '금욕'하는 것이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 좋다는 결론은 아직 변함이 없다. 우리가 일반적인 생활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속에서도 '가벼운 욕설'이 들어가서 의미전달의 수단이 되어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금욕'의 중요성이 많이 느껴진다. 참고로, 이성에 대한 이미지가 변화될때 즉, '남자(여자)친구, 이럴때 깬다?!'라는 내용에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쌍욕'은 거의 누구나 동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하면 친분의 표시도 남이 하면 욕설이 된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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