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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루에 얼마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어떻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지... 나름 '얼리어답터'라고 불리지만 가능하면 일반인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려고 한다. 그래야 전문가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에서 제품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하루동안 스마트폰 사용 내역'은 필자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과 비슷하여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AM 05:57... <시계>
왠일인지 알람 소리를 듣기 전에 눈에 떠졌다. 화장실이 가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알람 소리를 듣지 못했만 아침을 여는 듯한 소리(새소리, 자동차소리...)가 들리는 것을 봐서 아침에 가까운 새벽같다. 침대와 벽 사이에 꼽아놓은 스마트폰으로 손을 뻗어 지금 시간을 확인해본다.
AM 05:59... <페이스북, 메일>
방해 모드를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오후 9시부터 새벽 7시까지 스마트폰에 수신된 다양한 서비스의 알림이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 표시되어 있다. 분명히 시간을 보려고 스마트폰을 잡아 들었지만 날 기다리는 수 많은 알림 아이콘을 보니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페이스북'을 실행하여 친구들의 이야기를 확인하고, '메일'을 실행하여 밤 사이 수신된 스팸 메일을 삭제한다.
AM 06:07... <알람>
페이스북 알림과 수신된 메일을 확인하다보니 갑자기 화면이 바뀌며 알람이 울린다. '띠띠띠'가 아닌 내가 알람으로 설정해 놓은 아이유의 '마음'이라는 곡이 시작된다.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얼마나 감성적인가? 물론 미리 눈을 뜨며 맞이하는 알람은 감성적일 수 있지만, 자다가 맞이하는 알람은 빨리 홈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소리일 뿐.
AM 06:55... <날씨>
양치를 하고, 샤워를 하고... 가볍게 아침을 먹으며 매일 반복하는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혹시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 것을 대비하여 출근에 필요한 '나만의 준비 시간'을 계산해보니 30분이면 충분했다. 필자가 '남자니까' 가능한 일이다. 오늘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떠서 미리 워밍업(?)을 해서 그런지 조금 더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날이 되면 가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여유있고 좋네'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생각일 뿐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바라보면 오늘 하루는 '맑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날씨를 확인해보자. 응? 오후에 소나기가 온다고?
AM 07:05... <음악>
집을 나서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내 음악을 플레이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인기가요 100'을 중심으로 들었지만, 올해는 '빌보드 차트'를 챙겨 듣는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한달은 꾸준히 들어야 멜로디가 익숙하게 들린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친구나 동료에게 '최신가요 있어?'라고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요즘 이런 이야기를 듣기 어렵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SKT 갤럭시 노트5에 기본 제공되는 '멜론(melon)'을 이용하면서 근 1년간은 '최신가요'나 '빌보드 차트'를 쉽고 빠르게 찾아 듣는다. 특히, TV나 영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지나간 명곡을 찾을 때도 멜론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AM 07:10... <전화>
지하철 역으로 가는 건널목. 거의 매일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기 때문에 건널목에서 기다리는 시간 역시 2~3분 내외로 비슷하다. 들려오는 빌보트 차트 100의 이름 모르는 곡을 잠시 멈추고 전화(통화)를 누른다. 매일 출근길 부모님께 드리는 짧은 안부 전화를 위해서...
AM 07:16... <교통카드>
지하철 역사 입구.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꺼내 오른손으로 휴대한다. 교통카드처럼 후불 결제도 되고, 원하는 금액으로 자동 충전도 제공하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카드 형태의 '교통카드'를 사용하다가 T머니 앱으로 바꾼 이유는... 어느 날 지갑을 놓고 출근했는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는. 지갑은 놓고 출근한 적이 있지만 스마트폰은 놓고 출근한 적이 없어서 T머니 앱을 써보기로 했던 것이다.
AM 07:18... <지하철>
지하철 역사에 도착하면 음악을 끄고, 스마트폰에 저장한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즐긴다. 평소 TV를 시청하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을 이용하여 TV나 영화를 시청(감상)하는 것이다. 대략 1시간 정도의 출근 시간에 볼 수 있는 TV 프로그램은 하나 정도 된다. 본방과 달리 이런 시청은 보기 싫은 부분을 SKIP할 수 있어서 좋다.
AM 08:02... <지도 & 버스 시간표>
지하철 역을 빠져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2~3정거장이라서 가끔 걷기도 하지만 출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버스로 환승하기도 한다. 이때 선택의 기준은 바로 스마트폰 '지도'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버스 정보이다. 환승 교통비는 0원이지만 버스를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다. 오늘은 타도 되는 날이다!
AM 08:17... <SNS>
회사에 출근해서 내 자리에 앉았다. 컴퓨터를 켜고 물을 떠온다. 업무 시작전에 확인해야 하는 사항(회사 메일 체크, 오늘 해야 할 일 확인 등)을 하고 나면 약 10~20분 정도 시간이 남는다. 회사 컴퓨터를 이용해도 되지만 왠지 회사 컴퓨터에 설치된 보안프로그램이 찝찝하여 스마트폰을 꺼내 SNS를 한다. 페이스북의 친구 글에 댓글도 남기고, 트위터로 좋은 글을 리트윗하기도 한다. 브런치에 작성해 둔 글을 공개(발행)하기도 한다.
관련 글 : 트위터는 왜 쪽지(DM)만 140자 제한을 해지했을까?
AM 11:37... <카카오톡 & 라인>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는 아침 업무를 시작해서 2~3시간 정도가 가장 바쁘다. 전날 연락 온 내용을 확인하여 안내를 해야 하고, 새로 시작하는 업무에 대한 준비 및 진행과정 정리도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중요한 오전 업무를 마치고 나면 11시 30분 내외가 되는데... 이때 아내(와이프)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여보, 튼튼이는 잘 있어?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아내와 나의 대화 중 70% 이상은 '아이'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행복하다. 누군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가 되어 무한한 책임감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사진 몇 장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니 '아빠 미소'가 얼굴에 나타난다.
관련 글 : 직접 찍어보면 놀라는 갤럭시 노트5 카메라 성능
AM 11:50... <기프티콘>
동료(동기)가 잠깐 커피나 하자며 나를 부른다. 오전 업무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고, 오늘이 불타는 금요일(불금)이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회사 근처의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지난 주 응모한 이벤트 경품으로 받았던 커피 기프티콘을 사용해서 달달한 커피 한 잔을 시켰다.
PM 12:45... <웹서핑>
점심시간. 왜 회사 근처에 맛집은 없는걸까? 평범한 백반집(음식점)을 방문하여 돌솥비빔밥을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동료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눈다. 동료가 알려준 연예인의 이혼 소식이 궁금해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확인해본다. 돌솥비빔밥이 나왔다.
PM 13:12... <게임>
스마트폰으로 뭘 하냐고 물으면 많은 분들이 '게임'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대중교통(지하철, 버스)에서 살펴 본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폰 사용만 생각해도 대부분이 웹서핑, 비디오(동영상)시청, 음악 감상 그리고 게임이다. 하지만 난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에 푹 빠져서 오래 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한 페이스북 친구의 추천 아닌 추천(도발? ㅋ)으로 시작한 '프렌즈팝'에 빠져 살고 있다. 회사 점심 시간에만 열심히 해도 조만간 그 친구를 넘어설 수 있을 듯 하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재미있다 ㅋ
PM 14:55... <수다>
수다와 스마트폰이 무슨 상관이냐고? 직장 동료와 수다를 떨기 위해서 잠깐 회사 근처 편의점을 찾았다. 옛날 슈퍼는 무조건 10% 세일을 해주지만 편의점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법! 요즘은 지갑없이 스마트폰만 갖고 나와도 SKT멤버십 할인이 가능하다. SKT 멤버십을 잘 이용하면 최대 20%까지 할인이 가능하므로 하루에 한번 편의점에서 수다 떨때면 스마트폰을 꼭 챙긴다.
관련 글 : 멤버십도 내 맘대로! SKT 내맘대로 멤버십(CU편의점 20%)
PM 15:48... <전화 & 메일>
블로그 관련 일로 연락이 왔다. 메일을 보냈으니 확인부탁드린다는 내용이다. 메일을 보니 워드문서 하나가 첨부되어 있다. 간단한 양식으로 되어 있는 워드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열어서 살짝 편집 후 회신하였다. 회사 컴퓨터에는 문서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서 회사 컴퓨터로 문서를 편집/저장하면 외부에서 확인이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으니 스마트폰으로 할 수 밖에...
난 안하지만 '주식 거래'도 비슷하게 스마트폰으로 하는 분들이 많다. 회사 컴퓨터에 주식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도록 막고 있으니까...
[참고] 추천하는 문자메시지, 여름?
SK텔레콤에서 출시한 앱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용하면 좋은 앱이 바로 '여름'이다. 기본 문자메시지와 달리 분류별(카드, 택배, 스팸 등)로 문자메시지를 알아서 분류해주고 보기 싶게 리포트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인데... 요즘 카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문자메시지는 그냥 기본을 쓴다고 할 수 있지만 한번 설치해보면 누구나 '여름'앱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전화도 T전화를 사용하면서 스팸 통화의 불편을 덜었다.
관련 글 : 스팸 그리고 T전화의 불편한 동거
PM 17:43... <페이스북 메신저>
가족을 제외한 지인, 친구와 연락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페이스북 메신저'이다. 글로벌 서비스라서 왠지 안전할 것 같고... 연락처가 없는 지인의 경우에도 페이스북으로 친구 등록하여 연락이 가능하다. 급한 회사 업무로 오늘 약속에 참석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엄청난 실력(?)으로 퇴근 시간을 사수했고, 약속에 참석할 수 있었다!
PM 18:12... <전화>
회사 업무를 끝냈고, 약속 장소로 가고 있다는 전화를 했다! 이제 불금이다~
PM 18:20... <교통카드>
약속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지하철을 탔다. 2호선 지옥철을 오랜만에 경험하며 강남역으로 향했다.
PM 20:25.... <카카오톡>
아내에게 사진 한장이 도착했다. 귀여운 아이의 실시간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빨리 약속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하지만 사진 한 장에 나도 모르게 웃으며 '언넝 갈께'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PM 21:15... <지도>
1차가 마무리되는 9시 경이 되면 대중교통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결혼 전에는 이 시간에 갈 꺼면 30분 정도 더 있다가 1차와 2차 사이에 집으로 가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될 수 있으면 일찍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선택한 것이 '빨간버스(광역버스)'다. 시간만 잘 맞추면 10~20분 정도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 꺼내서 지도 앱을 실행하고 버스 정류장을 선택하여 실시간 버스 정보를 확인한다. 조금 빨리 걸으면 탈 수 있다!!!
PM 22:10... <문자>
급하게 약속 자리를 빠져나와서 미안한 마음에 집 근처에서 지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나왔네요. 죄송해요. 오늘 너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뵐께요 ^^'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카톡, 라인 등을 다 쓴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문자메시지'가 더 공손(?)해 보인다.
PM 22:40... <SNS & 게임>
집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웠다. 30분 전만 해도 밖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잠이 들지는 않을 듯 하다. 옆에서 자는 아내와 아기가 깨지 않도록 스마트폰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해놓고 페이스북을 훑어본다. 그리고 점심 시간에 클리어하지 못했던 '프렌즈팝'을 실행하고 가득찬 하트 5개만 하고 자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복잡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며칠을 빼면 대부분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정리해보니 굳이 엄청난 고 사양의 스마트폰이 필요할 것 같지도 않다. 또 재미있는 것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갑이 없어도 될 듯 하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페이로 일반 결제까지 가능해지고 있으니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되는 날이 가까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