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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입대하여 2001년에 제대를 하였으니, 필자에게 '군대'란 벌써 10년도 지난 옛날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직도 필자의 어머니는 TV에서 군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너 군대가기 얼마 앞두고 TV에서 군인만 나오면 채널 바꾸라고 했었던거 기억하니...
10년도 지난 이야기니까 이제 잊을만도 한데... 필자 역시 기억이 생생하다. 1999년 여름에 입대하기 위해서 그해 봄 대학에 휴학을 내고 집에서 쉬는 동안 TV에서 '군인 이야기'만 나오면 채널을 바꾸라고 했다. 그만큼 군대라는 곳이 두렵고 무서웠던게 사실이다.
입대 후 6개월... 그러니까 일병(짝대기 2개)을 달기 전까지는 적응도 안되고, 군대 자체가 싫었다. 물론 그 이후에는 생각보다 적응을 잘해서 군대 생활에도 '추억'이라는 것을 남기며 제대를 하게 되었다. 추억은 있지만 처음에 너무 싫었기 때문에 지금도 군대 이야기를 잘 꺼내지는 않는다. 그런데 TV 프로그램에서 옛날 추억을 '제대로' 떠오르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푸른거탑'이다.
'푸른거탑'은 tvN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23시)에 방송되는 '롤러코스터 시즌2'의 코너 중 하나이다. '총 맞은 것처럼'과 '루저전' 그리고 '푸른거탑'이 롤러코스터 시즌2의 코너인데, 다른 코너에 비해서 유독 필자의 시선을 끄는 것은 '푸른거탑'이다.
푸른거탑은 '군대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추억의 군대 이야기'라고 하지만, 필자 생각에는 요즘 군대도 크게 변하지 않았으니까... 그냥 '군대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것이 '군대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푸른거탑'은 추천할만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추천하는 글을 쓰냐고 묻는다면... '그냥 재미있다'고 대답하고 싶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로 '한번'은 군대도 다녀올만 하다고 생각한다. 즉, 한번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군대 이야기는 곧 '남의 이야기'이다. 힘들고 어려운 군대가 '내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라면 충분히 재미있고 추억이 떠오르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른거탑은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게 '그래~ 그때는 그랬었지'라는 추억을 떠올려준다. 너무 리얼해서 그 때의 추억과 함께 웃음 짓게 만든다. 물론, 다시는 군대에 가지 않는다는 상황때문에 웃는거겠지만, 너무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의 이야기를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랬다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 매력이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이라면 '추억'과 함께 '그땐 그랬지'라는 공감을 갖게 해주는 '푸른거탑'을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