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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라면 '대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드라마가 있다.
과연 그 드라마는 무엇일까?
TV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대박'이라고 하는 것은 한번쯤 챙겨봐야 '트렌드'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들려오는 이런 이야기는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넝쿨당'이라고 하는 드라마가 가장 먼저 검색되었다.
40%라는 엄청난 시청률로 '국민드라마'라고 불리며, 온갖 CF와 영화, 토크쇼에 출연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분명히 '대박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30대'가 아니라 전체 연령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 드라마를 이야기하기에는 뭔가 애매함이 느껴져서 조금 더 인터넷을 찾아봤고, 옛날 사진 한장과 함께 시선을 끄는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30대 중반의 필자에게 이 한장의 사진은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이 느껴졌고, 드라마 이름에서도 이런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다. 그 드라마는...
출연 배우... 모른다!
드라마 내용... 모른다!
인기 작가나 PD... 그것도 모른다!
그렇다고 공중파... 그것도 아니다!
'응답하라 1997'이라는 다소 쌩뚱맞은 드라마 이름은 케이블TV 드라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으며, 정은지와 서인국, 은지원, 호야라는 출연진은 '아이돌(걸그룹)'을 섭외한 하이틴 드라마 정도가 떠오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지난 7월 24일 시작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조금씩 '호평'을 받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995명이 참여한 평점에서는 아래와 같이 9.6점이라는 대박 평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드라마에 출연진, 스토리, 제작(감독, 작가)이 중요할까? 그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생각으로 tving을 통해서 '다시보기' 했다.
그 결과는... 대박! 그것도 완전 대박!
우선,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영화 '건축학개론'부터 살짝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2012년 상반기(1~7월) 영화 흥행순위 6위에 랭크된 영화 '건축학개론'은 엄태웅, 한가인보다 이재훈, 수지의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이 매력적인 영화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첫사랑'의 모습은 한번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갖고 있는 중년층에 어필하기 충분했고, 그들이 보여주는 1990년대 모습은 '옛 생각'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하지만, 118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 '건축학개론'은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까지 풀어나가야 했기 때문에 '감동'이 생길 때 쯤 끝나버리는 아쉬움을 주었다. 물론, 이런 아쉬움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지만...
이런 건축학 개론의 'TV 드라마'판이자, '완성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응답하라 1997'이다.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의 매력은 '브랜드의 등장'부터 시작된다. 지금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1997년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런 이유일까... 당시에는 음악 하나도 친구들과 나눠듣고, 돌려들었다. 의류 브랜드 하나에도 엄청난 의미를 두었고, 연예인을 볼 수 있는 TV에 푹 빠져 살았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인 10대 문화라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되세기며 느리게 생각하고 좋아했던 '감성적인' 시대가 아니였나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응답하라 1997'은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 깨알같이 등장하는 당시 인기 브랜드는 '제품'이 아니라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며, 시청자들에게 '그땐 참 그랬었지'라는 공감을 불러온다. 물론 '30대'에게 말이다.
필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는 '애송이의 사랑'이라는 음악(곡)이다. 고3시절 같은 나이의 '양파'라는 가수가 부른 곡의 뮤비가 EBS 교육방송 중간에 틀어줄때면 꽉 막힌듯 느껴지는 답답함이 사라지고, 다가올 새로운 기회에 힘을 냈던 적이 있다.
그 노래... '애송이의 사랑'이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한다.
그렇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추억의 음악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드라마에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 HOT와 젝스키스 뿐만 아니라 당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인기곡들이 드라마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것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힘들고 어렵게 지내는 30대 직장인들에게 '고등학교'라고 하는 가장 활발하고, 가장 많이 웃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그리고 아주 오래된 낡은 추억이지만, 우리는 그런 옛 생각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행복을 더욱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는 이유는 '요즘 잘 나가는 아이돌'이 열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은지, 서인국, 호야 거기에 원로 아이돌인 '은지원'까지... '아이돌' 스러운 그들에게 1997년의 모습을 재연하라고 하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30대가 아니면 어떻게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 때문이다.
그런데, 정은지의 경우 '사투리' 하나로 1회 방송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걸그룹' 출신이 맞나 찾아볼 정도로 '감칠맛 나는 사투리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관련 글 : 강남스타일 외모에 귀여운 사투리? 사투리 쓰는 걸그룹]
그 외에도 서인국이나 호야 역시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라고 보일 정도로 맡은 역을 잘 소화하고 있어 30대에게 드라마를 보면서 당시 자신의 모습을 그들에게 찾을 수 있는 '몰입'을 선물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단 '2화'에 등장한 키스신에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매력을 보여준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이재훈과 수지의 키스신을 보면서 '첫사랑'을 떠올렸다면, '응답하라 1997'의 서인국 - 정은지의 키스신 역시 풋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총 16부작인 드라마에서 2회때 이런 '매력'을 시청자에게 느끼게 했다면, 시청자는 알아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팬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이렇게 나도 모르게 추천 글을 적는 이유도 그만큼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매력을 30대 시청자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이미 6회까지 방송되었고, 이제 10회를 남기고 있다. 물론,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연장되거나 시즌2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재대로 된 '응답하라 1997'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바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시청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이 30대라면 분명히 옛날을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재미있는 시간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본방사수'를 외치지는 않겠다. 케이블 TV의 드라마인 만큼 '본방사수'가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하지만 중요한 건 꼭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를 한번이라도 보라는 것이다.
그만큼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매력적이고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