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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6월 12일 새벽 2시. 숙면을 취해야 하는 이 시간에 사람을 침대가 아니라 '컴퓨터' 앞에 앉게 한 것은 바로 'WWDC'이다. WWDC는 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의 줄임말로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를 말한다. 애플(Apple)사가 매년 6월 경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하는 회의로 애플과 관련된 개발을 하는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기술들을 공개하는데 사용된다.
이른 새벽 잠을 설치며 컴퓨터에 앉아서 WWDC를 지켜보는 것은 '개발자'로써가 아니다. 애플이 어떤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기술 그리고 제품을 발표하는지 궁금한 사용자들이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서 WWDC의 발표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지난 12일 새벽잠을 설치며 확인한 WWDC 2012의 발표에서 얻은 애플의 새로운 정보는 레티나 맥북 프로, 새로운 맥북에어, 마운틴 라이언(OS X), iOS 6 등이었다. 물론 하나같이 애플 매니아들에게는 놀라움과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발표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심 기대했던 iPhone 5나 iTV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발표가 있고 나서 6월 12일 하루 종일 인터넷에서는 WWDC에서 발표된 내용들이 이슈(실시간 검색어)되었다. 그만큼 애플이 우리나라의 사용자들에게도 커다란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생각지 않게 회자되고 있는 내용이 있으니 바로... iOS6의 호환 제품에 'iPhone 3GS(아이폰 3GS)'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오는 가을부터 배포되기 시작할 iOS 6를 아이폰 3GS에서 사용한다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상징성을 갖고 있을까?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며, 또 어떻게 생각하면 '전혀 필요없는 일'이다. 이 상반된 두가지의 생각을 구분하는 것은 '아이폰 3GS 사용자냐? 아니냐?'하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아이폰 3GS 사용자라면 어떨까? 아이폰 3GS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iOS 6 지원은 그야말로 '대단한 일'이며 '칭찬하기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아이폰 3GS 사용자 중 iOS 5를 사용하는 분들은 iOS 4때보다 많이 느려졌다는 것을 잘 알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iOS6가 쾌적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뭐랄까 새로운 iOS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지 사용성에 대한 부분을 놓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아이폰 3GS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아이폰 3GS 지원'은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상징적으로 느낄 것이다. 본인이 아이폰 4나 아이폰 4S를 사용하면서 아이폰 3GS가 약 3년간 최신 iOS를 지원해줬다는 것을 보고 현재 사용하는 아이폰 4나 아이폰 4S에 대한 지원도 예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폰 3GS에서 iOS 6를 지원한다는 것은 아무튼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애플의 선택이며, 사용자에게는 굉장한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안드로이드 OS가 빠르게 버전업되면서 1년 전에 출시한 스마트폰도 OS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할 때, 이번 아이폰 3GS는 무엇보다 '애플은 다르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OS 6가 내세우는 3G모드에서 페이스타임(Facetime) 지원이나 시리 지원은 불가능할 것이다. 턴바이턴 네비게이션 역시 아이폰 3GS에서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이고, 전체적으로 아이폰 3GS에서 iOS 6가 얼마나 가볍게 돌아갈 것이냐가 가장 큰 의문이다.
iOS 6가 설치된 아이폰 3GS의 사용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iOS 6라는 새로운 OS를 '맛배기'로 느껴본 아이폰 3GS 사용자는 충성고객이 되어 아이폰 5를 구입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구입하게 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 모습이 애플이 생각하는 가장 멋진 예상안이 아닐까.
[참고] 아이폰 3GS는 초기 모델에 iOS 3가 탑재되었고, iOS 4와 iOS 5까지 지원되었다. iOS 6까지 지원되면 출시 당시 iOS에서 3번 판올림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iOS 5부터 아이폰 3GS에서 조작이 느려졌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볼 때, iOS 6의 판올림이 아이폰 3GS에서 쾌적하다고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물론, iOS 6가 나와봐야 알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