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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했다' 또는 '소송을 걸었다'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우리나라에서는 '고소'나 '소송'과 관련있다고 하면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의심한다. 그것이 무엇이고, 또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그냥 '고소'라는 단어만으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의심하는 것이다. 필자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혹시 어떤 일로 지인들이 '고소를 당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굉장히 난감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고정관념이다. 우리나라에서 '고소'는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고, 몇번의 만남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을때...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해외의 경우는 이런 과정이 없다. 그저 '법' 앞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별 것 아닌 일에도 고소 당하고 고소를 한다. 즉, '소송'이 자기 주장에 대한 표현의 한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이다.
최근 애플이 삼성을 '고소했다' 즉, '삼성에 소송을 걸었다'라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만났다. 기업간에 '특허'문제로 소송이 걸리는 경우는 다양하고 빈번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분위기에서는 '굉장한 잘못'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애플의 이런 소송으로 처음에는 '삼성이 무슨 잘못을 했나보네~'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다양한 기업들의 모바일 사업의 소송관계
하지만, 조금 만 자세히 '삼성과 애플의 소송문제'를 살펴보면 의아한 점이 몇가지 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은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넥서스S, 갤럭탭 같은 제품들이 애플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애플이 제출한 고소장에는 '삼성이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추구하는 대신 애플의 혁신적인 기술과 사용자환경(UI), 심지어 포장까지 맹목적인 베끼기를 선택했다. 이는 애플의 귀중한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참고 영문] Rather than innovate and develop its own technology and a unique Samsung style for its smartphone products and computer tablets, Samsung chose to copy Apple’s technology, user interface and innovative style in these infringing products,” the Journal quoted Apple’s complaint as saying.
사실, 지금까지 애플과 삼성은 꽤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게 사실이다. 물론, 애플 제품 발표회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삼성전자가 위치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치를 생각할 때, 지금까지 애플에서 '고소'를 당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 신기할뿐이다.
지금까지 애플은 상당히 많은 기업들과 '고소'라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모토로라와 hTC와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제조회사들과는 꾸준히 '소송'을 주고 받고 있는 입장이다. 왜 애플은 이렇게 '싸움닭'처럼 많은 기업과 소송을 벌이는 것일까?
분명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속칭 '잘 나가는 기업'이다. 하지만, 위협받고 있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그 대상은 바로 '안드로이드'라는 구글 진영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구글은 단말기를 제조하고 있지 않으므로 구글보다는 모토로라나 hTC, 삼성과 같은 기업들 역시 애플에게는 위협하는 존재인 것이다.
'1등'에게 주는 특혜는 나머지 등수들을 '짝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아이패드2 발표회에서도 애플은 다양한 기업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카피켓(copycats, 모방품)'이라고 이야기했다. 1등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위협받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그냥 '아류작'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왜 삼성전자는 애플과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애플의 제품에서 사용되는 수 많은 부품중에 핵심 부품은 거의 삼성전자에서 제공한다. 즉, 애플은 삼성전자와 협력자적인 관계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애플에게 그렇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굉장한 강자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스마트폰까지 될 정도로 애플을 위협했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을 출시하면서 아이패드가 차지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에도 진출하여 꾸준한 변화를 보이며 애플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애플은 '삼성전자'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애플의 소송문제를 '삼성전자의 문제'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송이 발생한 시점만 보아도 이상함이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갤럭시S만 해도 출시한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고, 갤럭시탭 역시 차기 모델이 발표되었다. 그런 시점에서 왜 굳이 출시한지 1년이 되는 제품들을 뒤늦게 소송하며, 또 미국에서 기업간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을 생각할 때, 그렇게 좋은 결과가 예상되지 않은 마당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일까? 1~2년 뒤의 미래를 위해서 애플은 소속싸움을 시작하는 것일까?
물론, 애플의 속 마음을 알수는 없지만... 애플은 아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삼성전자라는 기업의 차기 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위협받고 있음을 느끼며,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이야기한 Copycat에 대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함이 아닐까라고...
어떤 이유에서든 '애플'은 삼성전자와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제품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점점 예상에서 현실로 바뀌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의 마켓쉐어(Market Share)라는 지표에서도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더 쫓기는 입장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이 눈에 들어오는 결과를 줄 것이라는 예상보다 이렇게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 진영의 또 하나의 대립 정도로 보는 견해가 많은 것이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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