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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Kids Zone(노키즈존)
만 5세~13세 미만의 영유아 및 아동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의미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 문제로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노키즈존'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노키즈존(No Kids Zone)'이라고 해서 업소(매장) 스스로가 정한 규칙에 따라서 영유아 및 아동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노키즈존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언급되며 노키즈존 도입에 대한 찬반 여론이 대립되고 있다.
우선 '노키즈존(No Kids Zone)'이 갖고 있는 원래 의미는 단순히 '아이와 함께 입장이 불가능하다'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개념없는 부모님들과 아이들의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확한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부모와 아이가 개념이 없는지 알 수 없으니 업소(매장)에서는 위험 연령대를 정하고 그 연령대 이하의 아이와 부모님들의 입장을 금하는 것이다.
노키즈존에 대한 '아빠'로써의 아주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면...
어떤 부모님들도 자신의 아이가 '문제아'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특히, 3~5세 미만의 아이들은 부모님들의 노력과 상관없이 통제 불가능인 상태가 발생한다. 갑자기 울거나 때를 쓰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그 아이를 문제아라고 쳐다보는 시선은 바람직하지 않는다. 물론 필자도 아이를 낳기 전에는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히 아이가 울면 부모님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른 아이가 울어도 질책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안쓰럽고 같이 걱정하는 시선을 보내게 된다. 심지어 쳐다보는 것 자체가 그 부모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될 수 있으면 우는 아이를 달래는 부모님을 쳐다보지 않기도 한다. 즉,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과정 중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노키즈존'은 배려심이 없는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부모님들을 질책하며 노키즈존을 주장한느 분들은 없을 것이다. 몇몇 무개념의 부모님들이 식당에서 기저귀를 갈고, 아이가 뛰어다니게 내버려두며, 시끄럽게 우는 아이를 달래지 않는 모습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어서 이런 결과까지 만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님들이 훨씬 많고, 그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몇가지 일들을 '노키즈존'을 통해서 막는다는 것은 찬반을 떠나서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키즈존에 대한 기사 중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알바생 10명 중 7명은 노키즈존을 찬성한다.
알바생이라고 하면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연령대가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아기'는 그냥 귀엽고 앙증맞은 어린 사람일 뿐이다. 인터넷이나 TV에서 아기는 새근 새근 잠 자거나 울음을 터트리다가도 젖을 물리면 방근 방근 웃어주는 그런 존재일 것이다. 알바생 뿐만 아니라 20~30대 처녀 총각 그리고 결혼해서 아기가 없는 부부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본인이 아기를 낳아 기르거나 간접적으로 가족 중에 아기가 있다면... 자는 시간을 빼놓고 아기가 울고 보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아기를 통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없다. 단순히 알바생에게 '노키즈존'에 대해서 묻는다면 그들이 경험한 무개념의 부모와 아기들만을 떠올리면 반대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업주(매장 주인)들은 왜 노키즈존을 선언할까?
업주들은 예상치 못한 아이관련 사고가 발생 시 배상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게 되고, 다른 손님들의 불평 불만(컴플레인)을 듣게 된다. 내 아이도 아닌데 어떤 업주가 그런 불편한 상황을 좋아할까? 당연히 업주들은 노키즈존을 선언하였을 때 얻고 잃는 것에 대한 고민 후 노키즈존을 선언할 것이다. 3세 이하의 아이는 일부 식당이나 업소에서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수익 보다 손실이 많은 고객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업주들은 적은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손님을 핑계 삼아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것이다.
노키즈존(No Kids Zone)을 놓고, 법적 공방을 하거나 찬반여론에 대해서 질타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노키즈존'은 개인주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 '영유아와 아동'의 입장을 거부하는 노키즈존만 생긴다고 생각할까? 필자 생각에는 노키즈존이 생기고 나면 '노커플존'을 비롯하여 다양한 입장 거부 대상이 생길 수 있다.
10~20대가 자주 가는 커피숍에 50~60대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싫으면 'No Senior Zone'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솔로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에 커플이 와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이 보기 싫으면 'No Couple Zone'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업소 주인의 마음에 따라서 불편하고 관리되지 않는 고객들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노키즈존'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부족이다.
무개념의 부모님과 아이도 내가 아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고, 그런 무개념 부모님과 아이 때문에 모든 부모님과 아이의 입장을 거부하는 업주 및 사람들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법으로 정하지 않은 것들도 '상식'이라는 기준으로 평가하고 행동한다. 기저귀를 식당에서 갈면 다른 사람이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이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지금 당장 나는 편할지 몰라도 나 때문에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아이를 낳아 길러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변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다. 노키즈존을 선언한다고 해도 그런 상황들이 완벽하게 사라질 수는 없다. 도리어 '노키즈존'이 아닌 곳에서는 더 심한 행동들이 당연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노키즈존에 해당하는 아이와 부모 역시 계속 대상이 변할 수 밖에 없다. 노키즈존이라서 행복하다는 커플들이 몇년 후에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것이며, 노키즈존 때문에 입장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단순히 '어린 아이 입장 불가'라는 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행복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출산을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우리나라에서 '노키즈존'의 존재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데 더 힘든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엄마들은 '육아'로 인해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어린 아기와 함께 외출하는 것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커피숍을 찾고 대형마트를 찾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부모님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며 다양한 시설이 구비된 그런 장소를 찾는 것이다. 그녀들 역시 자신의 아기 울음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정해져 있다. 간혹 인터넷에 '나 같으면 어린 아기를 데리고 커피숍에 안 가겠다'라고 글을 쓰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게 호언장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모두 나 같을 수 없으며, 그런 호언장담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지는 그 자신도 알 수 없으니까...
결론은 단순하다. 노키즈존 뿐만 아니라 더 강력한 제한이 있어도 분명히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노키즈존이 아니라 '역지사지' 즉,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