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작 중 "벼랑위의 포뇨"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갑자기 다른 영화명을 언급하는 것은 바로 "벼랑위의 포뇨"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를 말하려고 그러는 것이다. 미야자키감독의 애니메이션들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머리속에나 있을 법한 상상의 세계이지만 항상 그가 그리고 있는 것은 바로 친환경적인 내용이 그 안에 들어있다. 코난에서도 과학의 남용이라는 배경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등 미야자키 작품을 보면 재미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 소개할 "지구가 멈추는 날" 역시 지구라는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자각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다.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으로 은근한 공상 과학 영화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키아누 리브스는 매트릭스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하면 터미네이터가 생각나는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매트릭스와 비슷한 절대 강자적인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액션적인 면보다는 전반적인 스토리를 엮어가는 배우로서 보여진다.
그럼 이제 영화에 조금 더 다가가보자.
영화의 시작은 1928년 설원지역에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 산악인은 물체에 이끌려 접촉(?)을 하게 되고 쓰러지게 된다. 그때 손등에 작은 상처를 입게 되는데....그리고 영화는 현재로 돌아온다.
(이때의 상처를 통해서 인간의 DNA를 가져감. 그래서 키아누리브스가 나올 수 있음 만약 산안익이 아니고 북극곰이 다가갔다면...푸우가 나왔을지도^^)
우주에서 지구로 굉장한 속도로 다가오는 물체가 감지되고 헬렌 박사를 포함한 몇몇 박사와 엔지니어들이 정부의 호출로 모이게 된다. 충돌 바로 직전까지 물체에 대한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었고 충돌을 막을 수도 없었지만 그 물체는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맨하튼의 센트럴파크에 안착하게 된다. 동그란 구 모양의 물체는 흡사 지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물체에서 나오는 외계인이 있었으니 바로 클라투이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에게도 사람들은 적대감을 갖게
되고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서 더욱 그를 다그친다. 그러나 그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온 우주의 대표였다. (글로 쓰기에는 참 엉성한 내용이기는 하다. 사실 구한다는 것보다 인간대표와 얘기를 하기 위해서 왔다.) 그런 그와 대화를 원하지 않고 강력한 방법만을 원하던 국방부 장관은 그를 가두려 하지만 놓치게 된다.
사실 여기까지를 보면 인간 자체가 사악하게 그려져 있다. 여기서 다른 작품을 봐도 항상 외계인에 비해서 사악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모르는 생명체에 유연하지 않다는 기본 지식이 바로 이런 외계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기본이 된다.
만약 외계에서 온 클라투와 잘 얘기를 나누었다면 좋게좋게 그렇고 그런 영화로 끝났을 것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클라투의 협상(?)안에도 거부한 인간들에게 클라투는 이런 말을 한다. "지구가 죽으면 인간들도 죽는다. 하지만 인간이 죽으면 지구는 살아날 수 있다." 이 부분이 정말 마음속에 파고드는 말이였다. 최근 TV에서 방송된 "북극의 눈물"이라는 다큐를 보면 영화가 아니라 바로 현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다큐를 보고 영화를 보게 된 필자는...정말 그런데...라는 생각으로 영화가 아니라 현실의 모습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헬렌의 부탁과 모습으로 클라투는 다시 인간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다시 지구의 주인이라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영화는 참 단순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간들의 자각은 정말 쉽고 단순한 그것이 아니다. 인간들은 바로 앞의 이익을 위해서 멀리있는 더 큰 이익을 놓치고 있다. 필자부터도 내일의 일은 걱정하지만 1년 아니 10년뒤의 일에는 나몰라라 하는게 사실이다. 이 영화는 그런 내용을 영화 상영 시간 만큼이라도 자각하게 해주는 그런 장점이 있었다.
물론 공상과학 영화인 만큼 고투라는 미생물체의 모습은 CG를 이용해서 멋지게 표현해 주었다. 그런 면에서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 영화는 참 생각할게 많은 영화다. 가벼운 액션영화로 접근하는 관객에게는 영화비가 아까울 수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결코 쉽게 잊혀질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영화를 다 보고...
이 영화에서는 몇몇 영화와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외계의 생명체가 타고는 구 모양의 물체가 세계의 여러곳에
펼쳐져 있는 모습은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와 미국 드라마 V에서 봤음직한 모습이였고, 구 모양의 물체가 동물들을 품고 우주로 나가는 모습은 노아의 방주라는 성서의 내용이 생각나게 하였다. 클라투의 결정에 의해서 고투가 인간들의 모든 것을 없애는 모습에는 종말론이 생각났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우리가 한번이라도 생각했던 모습이기에 더욱 현실적인 모습으로 비춰줬다. 그래...지금 이렇게 되면 정말 저런 모습이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이런 환경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 많이 보이게 되는게 한편으로는 무섭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느끼는 지금 이 순간은 굉장히 늦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늦었지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런 영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