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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길'
'서울 유나이티드, 이제 시작이다.'
'미안하다 독도야'
'워낭소리'


 
  위에 언급한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이다. '워낭소리'와 '미안하다 독도야'를 제외하면 사실 전혀(?) 들어본 적이 없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같이 뛰어난 영상미와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수치의 시각화를 위해서 네이버 평점을 살펴보면...용서(9.95점), 길(9.8점), 서울(9.61점), 미안하다(9.35점)이다.) 하지만 높은 점수와는 반대로 낮은 흥행 성적을 기록하는 것이 바로 다큐멘터리의 단점이다.

  이 중에서 유독 '워낭소리'만은 다른 행보를 겪고 있다.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장르이지만 70만이 훌쩍 넘어서는 관객수는 '다큐'도 영화에서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점에서는 좋은 측면이다.

  지난 일요일, 부모님을 모시고 집 근처 영화관을 찾았다. 항상 젊고 어린 사람들로 꽉 차있는 영화관에 부모님을 모시고 왔더니 인산인해인 영화관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영화관의 대기실이 너무 붐비어서 오후 2시 45분 워낭소리를 예매하고 극장안으로 입장하였다. 극장안에는 대기실과 다른 연령대였다. 4~50십대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절반 정도는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바로 TV에서 말한 '워낭소리'의 파워가 이것이였다. 젋고 어린 사람들은 영화관을 자주 찾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영화관에 온다는 것은 바로 워낭소리의 입소문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부모님 역시 '눈물을 쏙뺀다', '너무 슬프다'라는 TV속 평과 주변의 입소문으로 워낭소리를 보고싶어 하였으니까...


  워낭소리의 러닝타임은 78분, 등장인물은 손가락으로 셀수 있다. (물론 우시장속 등장인물은 제외) 이렇게 작은 스케일의 영화속에서 과연 재미와 눈물을 얻을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필자와 부모님 모두 만족스럽다라는 평을 하셨다. 물론 극장이라는 특성때문에 조금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느낌도 받은건 사실이다. 만약 TV에서 하는 다큐멘터리였다면 이렇게 인기를 얻진 못했을 것이다. 이런 비교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북극의 눈물'보다 적은 투자에 적은 지식(?)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다큐성에서는 사실적이고 지식을 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워낭소리는 감성을 중심으로 하는 다큐이다. 쉽게 풀이해서 인간시대 스타일의 다큐라고 할까? TV속 워낭소리였다면 가슴훈훈한 한편의 인간시대 뿐이였을 것이다.

  워낭소리는 TV 다큐로 시작했지만 계약문제로 영화관에서 상영했다라는 말이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그런 변화가 바로 '성공'을 불러온 것이다. 워낭소리에는 이삼순(할머니)라는 재미있는 분이 출연한다. 한마디 한마디가 경험에서 나오는 현실성 깊은 대사이다. '이삼순 어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실되다. 자신(이삼순)의 삶이 피곤한 것이 할아버지때문이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그런 말 속에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담겨있으니 관객들의 웃음과 동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제 워낭소리는 영화관에서도 '끝물'인 상태이다. 하지만 제작사 측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챙기려는 듯 동영상파일에 대한 심한 제재를 한다고 들었다. 사실 PC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은 현실을 생각한다면 법적인 조치까지 하려는 모습은 독립 다큐영화보다 헐리우드 흥행영화같은 느낌을 받았다. 보려는 사람은 필자처럼 찾아가서 보는게 바로 영화이고 영화관에서 볼때의 집중도와 느낌은 PC, TV와는 사뭇 다르다. 그러니 그런 법적 조치는 없었으면 한다.

  워낭소리는 소의 목에 달아주는 종에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워낭소리에서 40살 먹은 소를 생각하면 아직도 영화관에서 들었던 종소리가 생각난다. 처량한듯 하면서 낯익은 종소리는 뭐랄까 우리의 실생활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까. 필자에게 워낭소리는 슬프고 눈물을 쏙빼는 영화라기 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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