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난 11월 7일. '4년 더 (4 More Years)'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12월 대선(대통령 선거)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국 대선에 많은 관심을 갖었던 게 사실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나서 '오바마 당선 수락연설'이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었다. 그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한 '당선 수락 연설문'의 내용이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멋지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시대의 달변가'라고 이야기한다.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느끼기는 어렵겠지만, 다양한 인터넷 정보(기사, 글 등)를 통해서 확인되는 내용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명연설가'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달변가이자 명연설가로 유명한 오바마 대통령에는 '존 패브로우(Jonathan "Jon" Favreau)'라는 스피치 라이터가 있다. 우리에게 '스피치 라이터'라고 하면 어색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연설이나 발표를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할 것이다.


  '스피치 라이터(Speech Writer)'는 연설에 사용하는 발표문을 준비하는 사람을 말한다. 오마바 대통령의 연설이 대중에게 사랑받는다면, 그의 스피치 라이터 파트너인 '존 패브로우'의 공도 높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1981년생으로 이제 막 30살이 넘은 존 패브로우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그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좋은 연설문을 작성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스피치 라이터가 대외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드러내는 역할이 아니므로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그리고 얼마후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만나게 되었다.





  2011년 3월에 개봉한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가 바로 그 영화이다. 개봉한지 1년도 훨씬 지난 영화를 보게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때문도 아니고, '존 패브로우'라고 하는 스피치 라이터 때문도 아니다.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다가, '8점'이라고 하는 높은 평점을 받으며 '추천 영화'로 알려진 '킹스 스피치'를 우연하게 만난 것이다.




  말더듬이 영국왕? 킹스 스피치는 영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왕의 연설'이 주 내용이다. 앞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과 비슷한 고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영화 내용은 그와 정반대이다.


  콜린 퍼스가 맡은 '조지 6세'는 오바마 대통령처럼 달변가는 커녕 일반적인 연설도 하기 어려운 '말더듬이'이다. 영화에서 그가 왜 말더듬이가 될 수 밖에 없는지 이야기되지만 대중들은 그 이유를 알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새로운 왕이 연설 자체에 겁을 먹고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는 것만 알고 있다.




 그런 '조지 6세(콜린 퍼스)'가 아내의 도움으로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라는 괴짜 언어 치료사를 만나게 되면서 영화는 점점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우리가 떠올리는 '왕'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던 영화 초반부의 조지 6세는 점점 변화하고, 그런 모습을 통해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들과 비교할 때 전혀 자극성이 없는 내용이지만, 영화 '킹스스피치'는 자극성있는 영화와 비교해도 몰입성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세상을 감동시킨 국왕의 컴플렉스 도전은 영화 '킹스 스피치'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앞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스피치 라이터'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 킹스 스피치의 '언어 치료사'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 오직 '대통령(왕)의 옆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왕과 대통령이라는 특정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연설'은 하지 않지만 '발표'는 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도 말더듬이 왕처럼 발표를 하면서 말을 더듬고, 달변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수락연설과 영화 '킹스스피치'는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자신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상대방에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말을 잘하고 싶다는 것은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킹스 스피치'는 이런 사람들의 욕구를 영화를 통해서 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간 영화였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