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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일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정확한 상황 판단이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쉽게 복잡한 것을 쉽게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렇게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일 것이다.
지난 7월 9일, 한전(한국전력)은 이사회를 열고 전기요금을 평균 10.7%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물론 이런 전기요금 인상안이 올해 처음 들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4월 한전은 이사회에서 전기요금을 평균 13.1% 인상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지난 6월 8일 지경부 전기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인상폭이 크고 용도별 균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반려됐다.
분명히 13.1%보다는 10.7%가 전기요금 인상률로는 낮아진 수치가 맞다. 하지만, 두자리의 인상률은 서민들에게 안좋은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정부 역시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과 생활 안정, 그리고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 활동에 나타날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인상률이 너무 높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전에서는 지난 4년간 쌓인 적자와 낮은 원가 회수율을 고려하면 인상률에 대한 양보가 더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름철 전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되면서 전기요금을 올리면 보다 전기를 아껴쓰지 않을까라는 이야기와 함께 해외보다 낮은 전기 요금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분분하다. '절약'을 하는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지금도 전기를 아껴쓰고 있는데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해서 아껴쓰고 있는 전기를 더 아낄 수 있을까라는 반문을 갖게 된다.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전기를 절약한다는 것은 그 전에 문제가 있을때의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집에 에어컨이 있어도 일주일에 한번이나 켤까 말까 하는 집이 더 많고, 정말 더운 날이라서 에어컨을 켜도 1~2시간 후 바로 끈다.
이런 서민들이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올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한전 연봉'이다.
우선, 한전의 연봉이 얼마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서 대기업의 연봉과 비교했다. 물론, 위에 보이는 연봉정보는 인기포털사이트에서 'XX 연봉'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개된 정보이다. 그만큼 대외적으로 공개된 연봉정보이니 실제 연봉정보와는 다를 수 있다.
그런데도 먼저 공개적인 연봉을 살펴보는 것은 한전의 연봉이 얼마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대기업 연봉과 비교하면 한전의 연봉은 그렇게 낮은 편이 아니다. 심지어 평균치에서는 생각보다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취직준비생들이라면 '한전에 취직한다'는 것이 대기업보다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정도 연봉은 어느 정도 합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이정도의 차이를 갖고 한전의 연봉이 너무 높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바로 위에 보이는 기사나 인터넷 게시판의 글이다. 필자가 포털사이트에서 공개적으로 명시된 연봉 그 이상을 기사나 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위에 보이는 것이 전부일까? '한전 연봉'만 찾아봐도 절반 이상이 높은 연봉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한전에 근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연봉'만 놓고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왜냐면 정말 힘든 업무를 하면서 그에 합당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전기 요금 인상'을 떠올리면서 '한전 연봉'을 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실, '전기요금 인상' 과 그 곳에 일하는 직원의 연봉을 연결지어 생각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TV가격이 인상되었다고 관련 회사를 지적하지... 그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연봉이 높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서 분명히 '한전의 연봉'은 사람들에게 뭔가 이상한 연결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전기요금 인상'이 그들의 이야기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들 역시 왜 그런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자세하게 해주어야 하며,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기사와 함께 '한전 연봉'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이런 노력이 없다면 언제까지나 '전기요금'이 인상될때면 사람들은 '한전 연봉'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