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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 하는 거예요~'

  토요일 아침 짜증이 잔뜩 썩인 목소리라 지하철 안을 진동한다. '토요일'이면 주말의 시작인데 그것도 아침부터 누가 이렇게 짜증이 났을까며 지하철에 타고 있는 분들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내가 분명히 자리 맡아놓고 잠깐 화장실 갔다 왔는데... 내 가방을 치우고 앉으면 어떻게 해요'

  머리가 하얗게 변한 할머니 한 분이 따지듯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누가 할머니 자리를 뺐었나? 그러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대편에 있는 모습을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비슷한 또래의 할아버지가 앉아계셨다.

'자리를 맡아놓는게 어딨어요~ 그리고 내가 이 자리에 앉은지 5분도 넘었구만'

  할아버지 역시 꽤 멀리 가시는 듯 짜증을 내는 할머니를 피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할아버지 말씀 역시 틀린 것이 아니기에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10여분간 실랑이가 있은 후 지하철은 다시 잠잠해졌다. 

  위 이야기는 주말이면 경춘선(서울-춘천간 지하철)에서는 빈번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출퇴근시 경춘선을 이용하는 필자는 이런 모습을 자주 본다. 사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저런 모습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춘선이 과거 '기차'로 운영될 때는 비용이 3천원 이상였고, 경로 역시 30% 할인정도만 되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하철'로 운영되면서 경로는 '무료'가 되었고, 복선화로 평균 20분마다 한대씩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이용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것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

  즉, 이용객이 많아지면 이런 저런 실랑이가 잦아지고, 전에 없었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경춘선보다 더 멀리 가는 1호선 '천안행'의 경우는 그 모습이 약간 다르다! 천안행 1호선 지하철은 '지하철'의 모습으로 자리를 맡아놓는다거나, 지하철에서 식사(김밥, 떡, 햄버거, 심지어는 냄새가 나는 음식까지 먹는다 -_-;)는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빵 정도 먹으면 그것도 신기하다. 그런데 경춘선은 다르다. 앉으면 먹을만한 것들을 꺼내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는 커녕 '흡입'하듯 먹는다. 그리고 큰 소리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시작한다.



  '경춘선'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여행'이라는 점을 잘 알기에 이런 부분은 그래도 참을 만 하다. 어쩌겠는가... 이런 분들이 많이 사용해서 경춘선이 복선화되었다고 좋게 생각할 수 밖에!


  그런데, TV나 신문등 다양한 매체에서 이야기한 '경로선'은 문제가 좀 있는 듯 하다. 앞에서 사례로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은 심지어 '어르신들끼리 자리 싸움'을 한다. 젊은 이용객들은 경로석 뿐만 아니라 경춘선의 자리에 앉아있기 민망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분명히 경춘선은 20분에 한대씩 다닌다.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도 바쁜 일정이 계셔서 다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기에 저렇게 싸우면서 꼭 타려는 것이겠지만... 20분 뒤 지하철은 타면 자리를 맡아놓지 않아도, 저렇게 서로 인상 찌푸리며 싸우지 않아도 앉아서 갈 수 있다.

  '자리를 맡는다'라고 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도서관'이다. 그런데, 그 '도서관'에서도 자리를 맡아놓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는게 정상적이다. 왜냐면 자리만 맡아놓고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지금 경춘선에서는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 다리가 많이 아파서 춘천까지 1시간을 서서 가실 수 없다는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을 꼭 자신만의 전유물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지하철 이용 모습은 이미 지하철 1호선부터 9호선까지 '지하철 에티켓'이라고 불리며 계속 이용객들에게 지켜주기를 원한다. 그런 모습이 경춘선에서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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