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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토롤라... 이 두개의 단어가 이제는 '하나'로 떠오르게 되었다. 물론, 어떤 관계를 이루게 될 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정확한 사실은 '구글이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한화로 약 13조 4천억원)에 인수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만 보아도 PC시장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모바일 시장'이고,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이런 스마트폰의 인기와 함께 많은 사용자층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안드로이드 OS'이고... 그와 함께 구글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해외의 경우 '구글(Google)'하면 검색엔진이나 Gmail과 같은 서비스로 기억되겠지만...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꼭 그렇게 기억되지 않는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과 같은 국내 포털사이트들이 너무나 큰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글이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계정을 등록하게 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면서 '구글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이라는 공식을 떠올리는 일반 사용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는 어떨까?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서도 휴대폰 시절부터 '모토롤라'는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요즘은 그 동안 보여주었던 모습에 비해서 너무 많은 하락을 보여준것도 사실이지만... 아무튼 이런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소프트웨어(운영체제)와 함께 하드웨어까지 갖게 된 또 하나의 거대한 모바일 기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장 쉽고 빠르게 떠오르는 생각일 뿐! 조금 더 자세하게 내용을 살펴보면 몇가지 예상들이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모토롤라 모빌리티는 어떤 회사일까?
모토롤라(Motorola)하면 1996년에 출시한 스타택(최초의 플립폰)을 시작으로 레이저까지 '휴대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이자 기업이다. 물론, 그 전에도 다양한 기술을 통해서 '통신'과 관련된 기기와 서비스로 유명세를 얻었던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침체기에 돌입한 것은 스마트폰이 등장할 즈음이다.
모토롤라 레이저라는 대박 제품 이후 계속되는 침체로 결국에는 모토롤라 솔루션(엔터프라이즈)과 모토롤라 모빌리티(모바일)로 올해 초 분리(분사)되었고, 그 때부터 조금씩 모토롤라 모빌리티의 매각설이 인터넷에서 등장했다.
이렇게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모토롤라 모빌리티'는 2011년 6월 스마트폰 전체 시장의 48%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드로이드'시리즈로 부활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약 2.6%의 점유율을 보이면서 판매순위 8위까지 하락한 것이다.
구글이 모토롤라 모빌리티에 관심을 갖은 이유는 무엇일까?
속칭 '잘 나가는 기업'도 아니고, '새로운 기술을 갖은 신생 기업'도 아니다. 모토롤라 모빌리티는 지금까지 큰 덩치를 보여주었던 기업이다. 그런데 구글은 왜 125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서 모토롤라 모빌리티의 인수를 결정한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 중 가장 중요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특허'이다. 40여년 가까운 모토롤라의 휴대폰 개발 경험은 기술과 함께 '특허'라는 결과물을 갖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모톨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구글은 상당한 특허를 얻게 되는 것이다.
최근 1~2달 사이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특허 분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왔던 게 사실이다. 분명히 안드로이드는 '구글'에서 제공하지만...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 만큼 그것을 사용하는 제조사들에게 특허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된 것이다. 물론, 특허권 분쟁을 통해서 '비용(돈)'적인 문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특허 분쟁에 있는 MS의 경우는 제조사의 윈도우폰 생산에 대한 부분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우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즉, 제조사 입장에서는 '무료'라고 했지만... 무료는 아닌 것처럼 안드로이드를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S는 이런 분위기에서 윈도우모바일(윈도폰)를 '특허 논쟁이 전혀 없는 모바일OS'로 이야기하며 공격적으로 제조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구글도 모르는 것이 아니며,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이런 특허 논쟁에 대한 효율적인 방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수의 가장 큰 이유로 이야기하고 있다 [구글 CEO인 Larry Page의 인수관련 글 : 구글 블로그]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들은 이번 인수를 어떻게 생각할까?
현재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를 환영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특허'때문일 것이다. 구글에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얻게 되는 2만여개의 특허를 가지고 다양한 특허 논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주는 '암묵적인 문제점' 역시 간과할 수 는 없는 게 제조사들의 입장이다. 애플이 iOS와 함께 아이폰을 출시하였고, 구글이 안드로이드OS와 함께 '전용(레퍼런스)폰'을 출시한다면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넥서스' 시리즈의 경우는 구글의 레퍼런스폰으로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또 현재 안드로이드OS의 경우는 제조사의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제한적이다. 이런 걸 생각할 때, 혹시나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구글이 레퍼런스폰을 모토롤라 모빌리티에서만 출시하는 '혜택'을 제공한다면 다른 제조사들에게는 커다란 경쟁자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제조사들은 다른 '모바일 OS'를 찾아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제조사들이 생각하는 이런 문제점이 인수와 함께 바로 나타날 수는 없다. 이유는 안드로이드 OS가 매력적인 모바일 OS임에는 틀림없지만, 대안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는 것을 구글측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그렇게 된다면 윈도폰 진영에게는 너무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한 인수인가?
보통 '기업간 인수' 과정에서는 이익을 얻는 기업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는 구글 자체보다 '제조사'들에게 이익을 주는 모습처럼 보여지기도 하고, 반대로 '제조사'에게 경쟁기업의 출현으로 보여지기도 할 것이다. 구글과 제조사 모두 쉽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보여주는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모두(구글과 제조사)를 위한 선택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구글의 선택'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며... 어느 한 순간 모토롤라 모빌리티에 힘이 실리게 된다면 다른 제조사들과의 심리적 불안감을 가져와서 안드로이드 진영 자체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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