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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祕資金] vs 비상금[非常金]

고물을 팔아서, 용돈을 아껴서, 생각지 못한 공돈이 생겨서, 오랜만에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서이유는 참 다양하겠지만 결혼 한 남편들에게 이런 돈은 언제나 비상금으로 변신한다.

 

결혼과 함께 자연스럽게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비상금이다. 특별히 남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상금이라고 하면 남편들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비상금이란 아내 몰래 꼬불쳐 놓은 돈을 의미한다.

 

그렇다! 비상금은 무조건 몰래’, ‘꼬불치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와 잘 통한다. 그렇다고 비자금비상금을 헷갈리면 안 된다.

 



비자금은 세금 추적을 할 수 없도록 특별히 관리하여 둔 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비상금은 뜻밖의 긴급한 사태에 쓰기 위하여 마련하여 둔 돈을 말한다. 분명히 비자금과 비상금은 다른 의미이며 우리 남편들이 아내 몰래 꼬불쳐 놓은 돈은 비자금이 아니라 비상금인 것이다.

 

 

 


비상금이 필요한 이유?

왜 남편들은 하나같이 아내 몰래 돈을 꼬불치는 것일까? 도대체 왜 비상금이 필요한 것일까? 사실, 비상금은 1~2년 사이에 등장한 신조어도 아니다. ‘비상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떤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생각할 때 오래 전부터 하나의 전통이자, 문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비상금이 필요한 이유부터 살펴보자. 우리 남편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가족 전체를 보듬고 사랑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그만큼 언제 어떤 상황에서 뜻밖의 긴급한 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일에 대비하기 위해서 비상시 사용할 돈, ‘비상금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에 아내들은 손사래를 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보일 것이다. 수 많은 아내 분들의 모습이 벌써부터 눈 앞에서 선하다. 하지만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하면 아내 분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할 것이다.

 

 

A군은 결혼과 동시에 집안 살림을 아내에게 맡기면서 집안 경제권 역시 아내에게 맡겼다. 그리고 용돈 생활을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났다. 아내 역시 A군이 용돈 생활을 하면서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보다 나은 결혼 생활을 위해서 서로 아끼자고 하였으니 안쓰러워도 꾹 참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생일이 다가왔고, A군이 아내를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은 아름답게 반짝이는 반지였다. 아내는 남편의 지갑 사정을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선물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내 : 여보~ 내가 당신 사정을 모르는 게 아닌데, 어디서 나서 이런 걸 샀어?

남편 : 용돈 받은 거랑 이것 저것 모았지.

아내 : 용돈도 적었을 텐데

남편 : 다 그런 게 있어~ 자세히 물어보면 다친다

아내 : 너무 놀라서 그러지. 고마워.

 

 

  이런 일이 현실에서는 없을까? 남성이라면 누구나 A군이 될 수 있고, 여성분이라면 누구나 아내의 입장이 될 수 있다. 생활이라는 것이 주인공만 다를 뿐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갖고 있는 비상금은 더 멋진 남편의 모습을 만들어준다. 아내의 생일이 비상시라고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멋지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상금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비상금이 있어야 하는 이유. 특히, 우리 남편들에게 비상금이 있어야 하는 이유남편과 아내 모두 조금은 공감되지 않을까.

 

 


비상금을 제대로 숨기는 노하우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비상금을 비상 시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무도 모르게라는 전제 조건이 수반된다. , 자신을 제외한 어떤 사람도 알 수 없는 곳에 숨겨놓을 때 제대로 된 비상금이 마련되는 것이다. 비상금을 제대로 숨기는 노하우는 없을까?

 

(1) 아내가 싫어하는 것을 이용하라!

상황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비상금을 아내 몰래숨겨야 한다고 생각할 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아내가 싫어하는 것이다.

 

아내도 사람이다. 사람은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잘 건들지 않는다. 보는 것도 싫어서 한쪽에 처박아 두기 일색인데 그것을 만지거나 치우려는 노력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아내가 싫어하는 것을 이용하여 비상금을 숨긴다면 아내의 시선과 손길에서 가장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아내가 너무 싫어하는 것을 이용하면퇴근했을 때 집에서 그 물건이 사라져서 쓰레기통을 찾아야 할 수 있다. 그러니 아내가 싫어하지만 버리기 아까운 비싼 물건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2) 아내가 모르는 것을 이용하라.

전기 콘센트나 스위치 내부, 컴퓨터 본체 내부, 공구세트 등 아내가 잘 모르는 물건을 이용하여 비상금을 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맞벌이 시대라 아내가 바빠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집안 살림을 관리하는 아내들에게 집은 곧 자신의 손바닥과 같다. 손바닥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찾아야 하는 것이 비상금을 숨기는 남편들의 입장이다. 그 부분이 바로 아내가 잘 모르는 것이다. 평소 잘 모르는 물건은 건들지 않게 된다. 특히 남편 없을 때 잘 모르는 물건을 만져서 고장이라도 나면 수리 비용이 들지 모르는 생각에 비상금을 안전하게 숨겨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집이 아닌 다른 곳을 찾아라.

비상금을 에다 놓는 이유는 그만큼 비상금을 쉽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집이 다른 곳보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간만 생각을 바꿔보면 그만큼 집이 가장 불안할 수 있다.

 

만약,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비상금을 보관한다면 비상금을 숨겨야 하는 대상인 아내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그만큼 아내에게 쉽게 숨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잠금 장치가 있는 회사 서랍에 넣어두는 비상금은 비상금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비상금이 아내에게 들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4) 아내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을 이용하라.

아내가 비상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비상금을 보관하면 어떨까? 숨기는 것이 아니라 보관하라는 것이다. 왜냐면 비상금 전체가 아니라 1/3이나 1/4정도의 금액이라면 아내 입장에서 남편의 비상금을 알 수 있어 더 이상 비상금을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금액이 작은 만큼 노출된 비상금에 대해서 특별히 이야기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나머지 비상금은 서재, 액자, 방석과 같이 일반적인 비상금 보관장소를 이용해도 된다. , 금액이 너무 작다면 다른 곳에 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하므로 전체 비상금의 1/3 수준을 노출하는 것이 좋다.

 

(5) 비상금, 은행에 보관하고 이자도 받자.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통장이나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하나만 있으면 은행거래가 가능한 시대이다. 평소 이용하지 않는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고, 비자금을 당당하게 은행에 보관하자. 이용하지 않는 은행을 이용하는 만큼 특별히 아내에게 노출될 일은 없다. 물론, 체크카드와 통장은 회사에 보관한다.

 

은행에 비상금을 넣는다는 것이 왠지 정상적인 모습 같아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하고 무엇보다 이력관리가 쉽다. 그리고 더불어 이자까지 발생하니 요즘같이 재테크가 인기인 세상에 비상금도 은행에서 관리하는 것이 어떨까.

 

 

 

비상금, 서로 알면서도 모른 척 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다양한 이야기를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와 남편’, ‘남편과 아내라는 관계에서 비상금역시 믿음으로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비상금을 놓고 너무 좋은 방향이나, 너무 나쁜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분명히 남몰래비상금을 모아놓는 것이 아무리 좋게 사용한다라고 해도 문제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돈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숨길 일은 아니지만 아내나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방이 평소 갖고 있던 비상금을 사용하여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면 어느 정도는 비상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서로 비상금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해도 모른 척 해주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믿고 사랑해야 하는 아내와 남편의 비상금을 모른 척해주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비상금의 금액이 중요한 기준이 되겠지만

 

* 이 글은 북릿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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