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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ntertainment

드라마가 위험하다?

세아향 2010. 2. 21. 05:55

  TV를 켜고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것중 하나가 바로 '드라마'이다. 이렇게 쉽게 접하게 되는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느낌에서 '위험하다'로 변화하고 있는게 요즘의 이야기이다. '막장'이라는 새로운 드라마 장르가 등장한 이후 시청률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때문인지 TV의 드라마는 '막장'스러울 수 밖에 없는 변화를 안고 있다.

  평일부터 주말까지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드라마들은 하나같이 편안한 소재를 것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드라마를 보고 있다보면 '과연 이것이 현실의 이야기인가?'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두리뭉실해지면서 실제 생활에도 드라마의 영향이 미치지 시작했고,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내 실제 모습을 맞추는 경우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연상연하커플(연상녀-연하남)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불과 10년전만 해도 연상연하커플은 '특이한 커플'로 생각되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때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였고, 주변에서 누나를 사귀는 소수의 남성들은 이상한 눈빛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능력있는 남성으로 인정받기까지 하고 있다. 연상연하커플의 등장은 드라마가 주는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일 수 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변화보다 다양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드라마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아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다. 상상속에서만 생각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옛날엔 유부남과 아가씨의 불륜이 주요 소재였다면... 이제는 그런 불륜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이런 남편의 바람을 맞바람으로 응수하는 유부녀와 총각의 불륜도 흔한 소재가 되었다. 비슷한 내용으로 MBC 드라마 '아결녀(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는 지난 주 대학생 자녀를 두고있는 아줌마가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후 총각과 바람이 나는 장면을 미화시켰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그럴수도 있지'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맞바람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실제 생활은 그렇지 않다. 남편의 불륜을 기다렸던 부인이 아니라면... 사랑하는 남편의 불륜 모습에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맞바람을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불가능을 드라마에서는 미화시키며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켜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절대 저럴수 없어' 또는 '저러지 말라고 보여주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지만, 계속되는 드라마속 불륜을 보면 '저런게 실제 있으니까 드라마로 쓸꺼야' 또는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저러나'하는 생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위험한 이유는 '불륜'만이 아니다. KBS의 '수삼(수상한 삼형제)'를 보면 남편과 시댁식구들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며느리가 등장한다. 며느리의 고통을 드라마에서는 식구들쪽으로 시선을 두었고... 그것에 대한 소극적인 반란으로 술주정과 같은 방법을 채택하였다. 당시 그런 모습에 '속이 시원했다'라는 평이 나오는 것이 요즘이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의 아내와 어머니들은 힘들다고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스스로 그리고 가족과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힘들면 술먹고 주정하는것도 괜찮다는 것처럼 보여준다. 왜냐면 그만큼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실제는 그건 가족들과 더 멀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현실에 가까워지는 소재를 다루게 되었지만... 실제 그것을 풀어가는 스토리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는게 요즘의 드라마이다. 회사생활에서는 사장과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원... 가정에서는 불륜이 넘쳐나서 '다부다처제'가 흐름처럼 보여주는게 바로 드라마이다. 이런 드라마의 교육(?)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저런 행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서야 조금씩 느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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