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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2~3년은 족히 지났던 일이지만, 그 일 이후 필자는 가능하면 택시 영수증을 꼭꼭 챙겨서 받고 있다.


 평소보다 조금 더 기분좋게 마무리된 회사 회식은 언제나 똑같이 만취된 직장 동료를 집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챙기는 것으로 회식을 마무리한다. 그 날 역시 같은 방향으로 귀가하는 동료들 2~3명을 짝지어 택시에 태웠고, 필자 역시 강변역을 향하는 택시에 2~3명의 동료와 함께 탑승했다.


  만취까지는 아니지만, 취기가 느껴지는 상태라서 택시에 탑승하자 스르르 잠이 쏟아졌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10여분이기 때문에 참으려고 했지만, 역시 '술'에 취하니 나도 모르게 쪽잠아닌 쪽잠을 자게 되었다.


  번쩍 눈이 떠지자, 강변 고속버스 터미널의 모습은 100여 미터 앞쪽에 보였고, 필자는 일행을 깨워 강변역에서 하차했다. 앞자리에 앉은 필자는 신용카드를 꺼내서 택시요금을 결재했고, 이렇게 모든 것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순간 시작되는 법! 분명히 술에 취해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동료가 갑자기 뒤를 돌아 필자 쪽으로 열심히 뛰어오는 것이 아닌가? 택시 뒷자리에 탔던 그 직장 동료가 택시에 휴대폰을 놓고 내린 것이다. 


  다행히 착한 택시 기사님의 도움 덕분에 동료 스마트폰으로 통화가 되어, 분실하자마자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스마트폰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그 10분간 어떻게 택시로 연락할 수 있는지 방법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유는 신용카드로 결제한 영수증을 아무 생각없이 받지 않았으니까...


  필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특히, '택시'를 자주 탑승하는 분들이라면 '회식' 또는 '만취'라고 하는 것과 상관없이 택시에서 자신의 소지품을 분실했던 경험이 있을 수 있다.


  택시에 내려서 1~2분 사이면 택시에 놓고 내린 소지품에 대해서 인지하게 되지만, 이미 택시는 시야에서 사라졌고, 영수증을 챙기지 않으면 그 택시를 찾는다는 것은 왠만한 노력이 아니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회사 동료와 점심 약속이 있어서, 예약한 식당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택시를 탔다. 10여분을 달려서 도착한 식당 앞. 아무렇지 않게 내려서 필자를 기다리는 동료가 택시 영수증을 받고 있던 필자에게 물었다.


영수증은 뭐하실려고요?


  앞에서 이야기한 '스마트폰 분실' 경험 이후 필자는 택시를 이용하면 무조건 영수증을 받는다. 신용카드와 현금에 상관없고, 회사에 비용 처리를 하냐 안하냐도 상관없다. 그냥 습관처럼 택시에 내릴 때면...


영수증 좀 주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몇몇 분들은 '비용처리'를 위해서 영수증을 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영수증을 챙기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탑승한 택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 앞에서 소개한 사례를 직접 겪으면서 1분 전에 내린 택시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필자는 가능하다면 택시 영수증을 챙겨받고,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택시 영수증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작은 영수증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져 있고... 택시에 탑승한 정보(날짜, 시간 탑승거리 등)는 물론이고, 보다 쉽게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 정보까지 담겨져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신용카드로 결제한 영수증에는 '신용카드 정보가 남겨져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TV를 보면 결제 후 받게 되는 영수증을 보다 안전하게 처리하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당에서 영수증을 받으면 그냥 휴지통에 넣거나, 손으로 1~2번 찢어서 버린다. 이렇게 버려진 영수증에는 어떤 정보가 남겨져 있을까?




  이번 글에 영수증 사진을 담기 위해서 모아놓은 영수증 들이다. 사진 촬영 후 중요 개인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이 귀찮아서 겹겹이 영수증을 쌓아놓고 촬영했지만, 위 사진을 보면 아직도 몇몇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해야 했다.


  그만큼 영수증에는 다양한 개인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택배나 등기 영수증의 경우는 자세한 주소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정보 및 신용카드 결제시 신용카드 정보까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식당이나 주유소와 같이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편의시설 역시 해당 체인점의 멤버십 정보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정보(신용카드 번호, 유효일자 등)가 담겨져 있다.


  특히, 신용카드관련 정보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카드 번호 : XXXX-OOOO-XXXX-OOOO

유효 기간 : MM/YY

카드 이름 : 홍길동


  신용카드가 없어도 결제 가능한 홈쇼핑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위에 있는 정보가 전부인 경우가 있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카드에 기록된 사용자 이름만 알면 신용카드가 없어도 소액결제를 비롯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신용카드의 정보는 굉장히 주의해서 관리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카드 번호 16자리는 결제하는 가게(점포, 영업장)에 따라서 16자리 중 공개되는 카드 번호가 저마다 다르다. 보통 4~8자리를 *(별표)로 숨기게 되지만, 그 자리수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화장품 : 1234-56**-****-9781

B편의점 : 1234-5678-****-****

C백화점 : 1234-****-**45-9781


  위와 같이 *표시가 저마다 다른 3장의 영수증을 구한다면 총 16자리의 카드 번호 중 14자리를 알게 된다. 나머지 2자리를 활용하여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는 고작 100개(00부터 99까지)이다. 그러니 쉽게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유효기간 역시 MM/YY의 경우는 그 자체로 경우의 수가 적은데, 영수증에 한두자리라도 표시된다면 더 쉽게 유효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카드 소유자의 이름은 영수증에 표시되는 멤버십 가입자 성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신용카드 정보를 위와 같이 조합하여 예측이 가능한 범위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경우는 '신용'으로 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관리를 철저하게 하여야 한다. 그런 점을 간과하지 말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라면 꼭 영수증을 챙겨서 보관하고, 3~6개월이 지난 영수증을 처리하는 경우라면 잘게 찢어서 버리자. 가능하다면 잘라낸 영수증을 하나로 모아서 버리기 보다는 여러군데로 나눠서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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