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년 역사를 지닌 미국 4대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사가 파산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던 뉴스 카메라에 애정행각 퍼포먼스를 벌인 두 남자가 포착됐다.
이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생방송으로 진행된 CNN 아침뉴스에서다. 당시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 뉴욕 본사 앞에서 해고된 직원들이 짐을 꾸려 나오는 모습 등을 취재하고 있던 리포터 'Allan Chernoff'의 왼쪽 뒤편에 갑자기 나타난 두 남자가 서로 옷을 벗기고 몸을 문지르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뉴스는 리먼 사태로로 쑥대밭이 된 월가의 상황을 전하는 내용인 만큼,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었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두 남자의 퍼포먼스에 시청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고, 이러한 장면만을 따로 편집한 동영상이 '유튜브'(youtube) 등 동영상 사이트에 올려져 'CNN 방송사고'라는 제목으로 국내에까지 전해졌다.
해당 동영상 속 리포터는 뒤늦게 이러한 상황을 알아차렸는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리포팅을 무사히 마쳤다. 카메라도 리포터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뒤 자연스럽게 리먼 브라더스사 로고와 본사 외관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러한 위기를 넘겼다.
'Allan Chernoff'의 리포트 후 스튜디오로 진행 바통이 넘어오자 앵커들은 두 남자의 등장으로 빚어진 방송 사고에 대한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는데, 한 여성 앵커는 "분명 힘든 상황을 좀 더 가볍게 하고자, 서로 위로하는 행동이었을 것"이라는 멘트로 이 상황을 수습했다.
하지만, 두 남성은 '하워드스턴쇼'(howardstern.com)라는 미국 유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살(Sal Governale)과 리처드(Richard Christy)라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미국 네티즌들은 '미디어하이재킹'(media-hijacking) 즉, 미디어를 납치로 표현하고 있다.
살과 리처드를 아는 일부 미국 네티즌들은 "역시, 하워드스턴쇼다", "한 번 더 보여달라", "재미있다", "기발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이들의 정체를 모르고 단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성행위 퍼포먼스를 벌인 동성연애자로 오인한 네티즌들도 있었고, 특히 이번 리먼 사태와 관련해 충격을 받은 직원 혹은 주주들이 고의적으로 이러한 쇼를 감행한 것으로 추측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었다", "이번 사태로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보인 여러 반응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