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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배달의 무도?
닮아도 너무 닮았던 '이름' 탓에 기대는 커녕 어설프게 PPL만 강조하고 있는게 아닌가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면 최근 필자가 블로그에서도 소개했던 것처럼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 중 하나인 '배달의 민족'이 무한도전과의 콜라보를 통한 PPL을 보여줄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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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상 때문에 유일하게 본방을 사수하는 몇 안되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무한도전'을 이번 주는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시청하였다. 더구나 지난 8월 1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 열렸던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무도 가요제)에 대한 소식 역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이 들려왔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무한도전 시청 대신 가족과 함께 인근 나들이를 택했다.
그리고 일요일 오전. 아무 생각없이 평소 자주 방문하는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 '클리앙'에 올라온 무도 소식을 접하고 너무 놀랐다. 하나 같이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눈물 쏙 뺐다'는 내용이었다. 웃음을 위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눈물과 감동을 주었다는 이야기에 뒤늦게 무한도전 441회 '배달의 무도'를 시청했다.
배달의 무도는 앞에서 이야기한 '배달의 민족'과 함께한 PPL은 맞다. PPL관련 부분은 필자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위 화면에 보이는 무도 배너 뿐만 아니라 실제 음식 배달을 하는 아이스박스 역시 배달의 민족 PPL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PPL 조차 잊게 만드는 '배달의 무도'속 감동 이야기이다.
지난 주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편에서 수훈 갑은 '정준하'였다. 스케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명수가 방문해야 했던 '가봉'을 대신 방문하게 된 정준하가 찾아 뵌 박상철씨 어머니와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가슴 한 켠에 숨겨 둔 '어머니'에 대한 따뜻함 마음을 꺼내게 만들었다. 평소 잊고 지내던 어머니에 대한 가슴 따뜻해지는 감정을 무한도전이라고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느끼게 된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집밥'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를 우리는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 다소 투박하지만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우리들의 어머니 음식인 '집밥'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고 우리에게 가장 행복한 추억인 것이다. 집 근처 분식점에만 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만두'라는 메뉴도 우리들의 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시면 음식점과 모든 것이 다른 '만두'인 것이다.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는 이렇게 따뜻한 정성과 사랑이 담긴 '우리 엄마 음식'을 배달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저마다 갖고 있는 엄마표 메뉴들이 떠올라 나도 모르는 사이 눈시울을 적시게 된 것이다.
연세 많으신 노모가 타지에 있는 아들에게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영상편지로 남기는 장면은 꼭 그 장면을 보지 않아도 얼마나 감동적인 모습인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가 다른 예능과 다르게 다가왔던 부분 중 하나는 배달을 위해서 해외로 떠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항공권'과 같은 비용을 멤버가 직접 사비로 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받는 출연료가 그것보다 크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방송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투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어떤 방송에서도 이렇게 '사비'를 내서 방송을 만들지 않았고, 무한도전은 굳이 해외까지 가서 이런 촬영을 해야 하냐는 이슈를 커버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요즘 TV 예능에서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몇몇 방송프로그램은 기내 촬영을 진행하는데... 이때 일반 시청자들도 비지니스인지 이코노미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요즘 시대는 변했다. 박명수와 유재석이 촬영한 영상에서 '비지니스석'에 대한 언급도 이런 이슈에 대한 무한도전만의 대처 방법인 것이다.
굳이 비싼 돈 내고 편하게 방송한다라고 질책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 비지니스석을 이용하여 가지만 전혀 '욕'할 수 없는 그들의 모습이 '굳이 해외까지 가야 했을까?'라는 이슈 자체를 막아준 것이다.
해외 입양된 사연으로 미국에 가게 된 유재석 역시 가슴 먹먹해지는 사연을 소개했는데... 그 중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 입양을 떠나는 어린 아이의 이름이 유재석의 아들과 같은 '지호'라는 이름에서도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나와 같은 이름, 또는 가족과 같은 이름의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친근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유재석이 방문한 홀트에서 해외로 입양되는 어린 남자아이의 이름이 '지호'라는 점은 유재석 뿐만 아니라 필자와 같은 시청자의 마음도 뭔가 울컥하는 기분을 들게 만든 것이다. 단순히 이름이 하나 같은 것 뿐이지만 어린 아이가 해외로 입양을 가는 안타까운 상황에 조금 더 동화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에 방송된 무도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고, 더 많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내용이 있었다. 약 1시간 20분동안 무한도전을 시청하면서 '배달의 무도'를 통해서 웃음보다는 감동을 받았다는 점이 더욱 기분 좋은 경험으로 느껴졌다. 보통 TV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우리는 배꼽 빠지게 웃을 준비를 하고 시청한다. 기대보다 재미있지 않다면 예능 프로그램에 실망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를 보면서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무조건 웃기기 위한 억지 웃음보다 시청자의 눈물을 적실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한도전의 다양한 '도전' 가운데... 이번 '배달의 무도'는 시청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정말 고마운 시간이었다.
[추가] 무한도전 441화 '배달의무도'편은 정말 인터넷의 다양한 리뷰 글보다 1시간 20분을 투자해서 방송으로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