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식 결정을 놓고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양 선수간에 서로 주먹이 오가는 등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왕표는 "프로레슬링 룰로 하면 나에게 승산이 70~80%는 된다. MMA룰로 하면 50대 50 박빙으로 보지만 MMA룰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밥 샙은 "나는 프로레슬링룰로 이왕표와 대결하는 것으로 알고 한국에 왔다. MMA룰에 대해선 전혀 들은 바 없다"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나란히 앉은 이왕표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고, 이왕표는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이왕표는 스탭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난 후 무서운 눈길로 밥 샙의 얼굴을 응시하다가 오른손으로 밥 샙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 이때 기자회견장에는 '딱~' 소리가 울렸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에 밥 샙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그대로 이왕표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고, "그래, MMA룰로 상대해주지"라며 소리쳤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이왕표도 "나이 차이가 20년도 더 나이는 사람이 예의가 없다. 결코 밥 샙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씩씩거렸다
이왕표는 "나의 격투기인생에서 가장 강적을 만났다. 밥 샙이 나보다 한 수 위일 수 있다"면서도 "내 살을 깎아서라도 이 고통을 이기고, 이 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고개 숙인 40~50대 가장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에 뒤질세라 밥 샙도 "일본 프로레슬링단체 '허슬'에서 연습하면서 MMA 준비도 계속 해왔기 때문에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이왕표는 프로레슬링의 살아있는 전설이지만 이번 대결은 '오늘이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