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어느덧 30대가 된지 1년이 되어간다. 30대가 되면서 많이 바뀌는 것은 없지만 이때쯤 가장 많은 변화를 주는것이 바로 결혼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에는 일찍하거나 늦게 하는게 추세처럼 되어서 30살안팍으로는 결혼식이 많지 않다. 결혼과 함께 시작되는게 바로 아침밥상에 대한 주도권(?)이라고 생각된다. 필자의 경우는 결혼전부터 아침밥을 먹던 습관(?)때문에 먹어야 한다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 몇몇 부부들 사이에는 조금더 자는게 더 좋다는 생각과 지금까지 안 먹었던 아침을 꼭 먹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갖는 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아침밥상을 놓고 남녀의 힘겨루기 대상이 되기도 하며, 누가 주도권을 잡았는지를 따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내용 말고도 신세대,구세대를 들먹이기까지 하는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의 5명중 1명이 아침밥을 거른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2008년 11월 4일에 발표한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하루 한끼 이상을 먹지 않는 사람은 29%를 차지했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응답자의 21.8%에 달했으며, 점심과 저녁에는 각각 5.9%와 4.2%의 응답자가 '식사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하루에 한끼라도 결식을 하는 사람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칼슘, 철, 비타민 등 필수영양소 섭취 부족 비율이 세끼를 다 먹는 사람보다 2.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여기서 필자가 눈여겨 본 부분이 바로 아침과 점심/저녁의 차이이다. 왜 사람들은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을까?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점심/저녁은 업무나 사회활동등을 통해서 움직임이 발생하므로 자신도 모르게 배가 고프게 되는게 당연하다. 그러니 그만큼 식사를 거르는 경우는 없어보인다.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지언정....
하지만 아침은 다르다. 수면을 취하고 나서 입이 마르고, 수면에서 깨어나지 않은 상태라서 배고픔을 못 느낀다고 사람들은 다른 욕망(?)을 먼저 선택한다. 여기서 다른 욕망은 거의 잠의 쾌락을 말한다. 그러니 아침시간에 쫓기게 되고 아침을 거르게 되는것이 파다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아침을 먹으므로서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살펴보며 아침식사가 주도권의 싸움이 아니고 건강을 위한,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느껴보자.
첫 번째. 피로를 업고 산다.
눈 뜨기 무섭게 출근 전쟁이 시작되면 흔들리는 버스 안이나 비좁은 지하철 안에서 온갖 진 풍경이 연출된다. 학창 시절 선생님 눈을 피해 졸던 실력 발휘해서 서서 자는 사람들, 반쯤 눈뜨고 자는 사람들, 입 벌리고 유리창에 머리 찢어가며 조는 사람들, 아예 코까지 골아가며 옆사람에게 온몸을 맡기고 조는 사람들.
그렇게 조는 사람들 보고, 누군가는 도 대체 지난 밤에 잠 안자고 뭘 했길래 출근길, 등교길에 이렇게 조느냐고 뼈가 있는 타박을 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단지 아침을 못 먹었을 뿐이니까.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뇌 활동이 저하되면서 체온이 약 1℃ 정도 떨 어진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출근(등교)할 경우 근육 운동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상승하지만, 자리에 앉게 되면 다시 체온이 떨어지는 동시에 뇌 활동도 저하되면서 졸음이 오는 것입니다.
결국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조는 것은 체온이 떨어지면서 뇌가 다시 휴식에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잠만 자더라도 우리의 신체는 혈액이나 간, 근육에 저장돼 있는 포도당을 심장, 뇌, 세포 등에 공급해야 한다. 즉, 수면 중에도 우리 몸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아침이면 절반 이상의 포도당을 소모한 상태가 된다.
이때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신진대사와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축적돼 있는 지방을 분해해서 얻으려고 하고, 이 과정에서 젖산을 비롯한 피로 물질이 체내에 쌓이게 된다. 결국, 아침을 건너뛰면 그 만큼 피로가 커지고 정신과 신체의 활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두 번째, 배가 꼬르륵 두뇌도 꼬르륵.
창조력을 요구하는 현대인에게 아침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뇌는 인체에서 가장 활동적인 기관 중 하나로 하루에도 몇 차례식 충분한 영양 공급이 이루어져야만 최적의 기 능을 발휘할 수 있다. 수천억개에 이르는 뇌 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하는데, 식사 후 4시간 정도만 지나면 식사로부터 포도당이 공급되지 않는다.
때문에 아침을 거르게 되면 다음날 점심까지 15시간 정도 영양 공급이 안된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뇌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식(fast) 상태를 중지시켜라. 그래서 아침 식사를 breakfast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막중한 임무를 지닌 아침 식사를 생략해 버리면 두뇌는 어려운 공정 과정을 거쳐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한다. 축적된 지방을 분해해서 생긴 지방산으로 다시 포도당을 만들어서 뇌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직접 음식물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 보다 훨씬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피로 물질까지 생산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하루에 두끼 밖에 식사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 점심 저녁 보다는 차라리 아침 저녁을 먹는 것이 낫다.
세 번째, 독수공방을 싫어하는 위가 분노한다.
우리의 위장은 적절하게 음식물이 공급될 때는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는 현모양처와 다를 바 없지만, 까닭 없이 식사를 거르거나 해서 독수공방을 시키면 바로 악처 크산티페로 돌변한다.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위의 분노는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나타나게 되고 아침밥을 건너뛴 혹독한 댓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아침을 거르게 되면 자연 점심이나 저녁을 과식하게 되고, 과식은 소화 기능 장애와 직결된다.
네 번째, 마의 3B가 기다린다.
징검다리 건너뛰듯 아침을 건너뛰다 보면 그 다음 고개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마의 3B - 빈혈, 비만, 변비이다. 아침을 건너뛰게 되면 자연히 점심에 먹는 양이 많아지고, 의식적으로 적게 먹더라도 인체는 내일 아침에 찾아올 기아 상태에 대비해서 피하지방 형태로 영양분을 미리 저장해두게 된다. 때문에 다이어트를 위해서 아침밥을 거르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선택이다. 오히려 오전에 섭취한 열량은 체중을 증가시키는데 거의 이용되지 않을 뿐 더러, 적절한 아침식사는 간식을 먹고 싶은 유혹으로부터 구제해준다.
실제로 살찐 사람의 80%가 아침을 거른다는 통계 결과도 있고 또한 제대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 대개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식사를 건너뛰고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경우, 대개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찾게 된다.
하지만,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는 열량이나 나트륨 등은 많고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등은 적어서 영양적으로 부적합하기 때문에 빈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식사를 자주 거르다 보면 장에서도 더이상 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변이 정체되게 되고, 급기야 늘 아랫도리가 묵직한 변비 상태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 성격이 변한다.
일 때문에 그런가? 요즘 유난히 예민해지고, 신경질이 많아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든다면 생활을 한 번 살펴보면, 아마도 아침을 먹는 날보다 먹지 않는 날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침밥과 성격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독수공방하는 위장이 분노하는 것처럼,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식욕 중추가 흥분하기 때문이다. 호르몬 중추인 뇌하수체의 바로 위에 있는 시상하부 속에는 식욕 중추가 있는데, 아침밥을 건너뛰게 되면 이 식욕 중추가 계속 흥분 상태로 남아 있게 되고, 생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간 이렇게 흥분 상태에 놓여있는 식욕 중추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아침을 먹어서 혈당량을 높이고, 생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
물론, 이런 글을 보아도 믿음이 없으면 안되는게 바로 사람이다. 필자가 들은 말중에 이런 말이있다. 아침은 왕같이 먹고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 이말이 더 현실적인거 같다. 물론 하기 힘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