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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가 넘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보수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변명을 하자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진보적인 생각'보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강요당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변화가 내 입맛에 맞지 않아서도 그렇다.


  어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김지영 의상논란'이라는 기사가 하루 종일 이슈가 되었다. MBC의 주말연속극인 '메이퀸'에서 배우 김지영이 입고 나온 의상이 '노출이 심하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듯 등장한 것이다.


  사실, 이 기사를 접하기 전인 지난 일요일 무심코 한편의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평소 TV를 자주 시청하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의 제목을 알 수 없었고, 낯익은 얼굴이 등장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시청했다. 사실, 시청이라고 하기 보다는 부모님이 켜놓은 TV에서 들리는 대화와 보이는 장면을 슬쩍 쳐다보는 정도였다.


  그런데 TV에서 들려오는 대사가 평범하지 않았다.




  가운과 수건만 걸친 남녀배우가 등장했고, 키스를 하려는 모습에서 남자의 대사는 시작한다.


가진게 이거 밖에 없네.




천만원?


  그렇다 잠깐이지만 남자는 여자와의 잠자리로 '천만원'짜리 수표를 내밀고 있다. 드라마니까... 드라마에서 구질구질한 모습으로 2~3만원을 꺼낸다면 현실감은 있겠지만, 주인공 송중기가 멋지게 보이지 않으니까 일상에서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보여줘야 드라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상황은 생각보다 길게 비중을 갖고 진행되었다.




  여자 배우가 '꽃뱀'이라고 하는 이야기와 함께 송중기에 대해서는 '진실'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의 진행에 필요한 장면쯤으로 생각한다. 물론 앞뒤 전개를 잘 모르는 만큼 장면이 애매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드라마는 다른 장면으로 이어졌고, 잠시 후 다시 송중기가 등장했다. 런닝맨에 출연을 해 인기를 얻고 있는 '이광수'도 모습이 보였다. 이광수가 던지는 대사 하나하나는 일요일 대낮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있던 필자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통장채 상납하디? 너같은 놈한테 속아서?

이 꽃뱀 이거 이렇게 띨빵한 여자였어?

키스... 했냐?

키스했냐구?

했지? 했겠지? 니가 어떤 놈인데.

잤냐? 잤지? 잤겠지 당연히 잤겠지. 니가 어떤 놈인데.

몇번이나 잤냐. 두번 세번 네번?

에라이 사악한 새끼야.

내가 언제 돈만 찾아오랬지. 자랬냐?


  생각이 건전한 아이들이 듣는다면 필자와 같은 오해를 하지 않을까? 필자는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너무 놀랐다. '잤냐'라는 표현을 드라마에서 하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 표현이 너무 현실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듣고 아이들은 어떤 표정을 할까? '우리도 다 알아요'라는 표정을 보여줄까? 아니면 '자는 게 왜 나쁘냐?'고 궁금증을 갖고 부모를 쳐다볼까?


  이 드라마는 KBS '차칸남자'이다. 드라마 '차칸남자'는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 9시 55분에 방송된다. 송중기, 문채원, 박시연, 이광수가 출연하는 드라마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김지영 의상논란'을 일으킨 드라마 '메이퀸'은 언제 몇시에 방송할까? 드라마 '메이퀸'은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9시 50분에 방송되며 주인공인 한지혜와 김재원, 재희, 손은서이다. 


  사실 필자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더 즐겨볼만한 드라마는 '차칸남자'이다. 차칸남자에 등장하는 출연 배우의 나이만 보아도 조금 더 어린 시청자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는 나이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서는 '잤냐?'라는 대사가 나와도 논란 하나 되지 않는다. 그런데 김지영의 '의상'은 가슴골이 보인다는 이유로 논란까지 되고 있다.


  사실 캡쳐화면만 놓고 보면 분명히 '김지영 의상논란' 역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관련 드라마를 '다시보기'로 살펴보았다. 드라마 '메이퀸'에서 '김지영 의상논란' 장면은 그 상황을 보면 이훈을 꼬시기 위한 하나의 모습이다. 그 상황을 연기하기 위해서 김지영은 역할에 맞게 '노출있는 의상'을 입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를 다시보기까지 하면서 든 생각은 '기자'들이 '드라마'를 보기는 보고 기사를 쓰는지 궁금했다. 상황과 대사는 보고 듣지도 않으며, 화면만 캡쳐해서 눈에 보이는 것만 지적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그것 역시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주관적 기준이 너무 심하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각종 시상식이나 행사장에서 여배우의 '노출'은 이슈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기자들은 여배우의 노출을 기사로 담기 위해서 노력한다. 물론, 시상식이나 행사장 역시 '화려하게 보이기 위한 상황'이기 때문에 노출 의상이 문제된다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노출 의상이 '당연한 의상'이라는 것을 필자보다 연예계를 더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 모른다는게 더 재미있다. 의상보다 더 야한 대사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슈가 되지 않아서 관심이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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