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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iFE

가슴 찡한 엄마의 첫문자

세아향 2009. 3. 3. 10:41

  '공짜핸드폰'이라는 광고를 길거리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그런 광고뿐만 아니라 나이트에만 있는 줄 알았던 "삐끼질"이라고 하는 호객행위까지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휴대폰은 이제 누구나 갖고 있는 그런 필수품처럼 되어있다. 그러나 휴대폰에 대한 생각은 나이에 따라서 다른 경우가 많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전화만 잘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갖는 반면, 학생과 같은 아이들은 "최신제품에 멋있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나를 표현해 주는 또 하나의 악세사리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필자의 집에서도 역시 똑같았다. 부모님은 기본 기능을 중시하는 제품이며, 필자의 핸드폰은 항상 최신제품이였다. 물론 사용이 어렵다는 핑계 아닌 핑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어머니의 핸드폰이 고장이 나서 처음에는 그냥 저렴한 휴대폰을 하나 사려고 대리점에 어머니와 함께 갔다.


  어머니는 한사코 저렴한 "공짜 핸드폰"을 고르셨지만 이번 만큼은 꼭 좋은 핸드폰을 사드리고 싶어서 나온 터치폰을 구입했다. 대리점에서 하는 말이 부모님들 휴대폰을 고르면 대부분 공짜폰을 사는데 최신폰으로 산다며 '효자'라는 말을 했다.

  최신 휴대폰 하나에 '효자'라는 말까지 듣고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오며 어머니의 표정을 봤다. 공짜가 좋다고 하시던 분인데 최신 휴대폰이 얼마나 좋은지 환하게 웃고 계셨다. 역시 당신께서 쓰시는 것은 아끼고 아들한테는 항상 아낌없이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말이 세삼 생각났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이제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몇일이 흘렀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던 중 문자알림음이 울렸다. 문자는 엄마가 보내신 것이다.


"사탕한다 아들"

  짧은 문자지만 너무 의외의 문자였다. 어머니는 휴대폰의 작은 글씨를 보시는 것이 어려워 문자를 쓰지 못하셨다. 하지만 이번에 구입한 최신 휴대폰은 필기 인식이 되어 문자를 쓰신 것이다. 어머니 휴대폰에 "사랑한다"는 문자를 한번도 하지 못한 아들인데...어머니는 문자를 쓰실 수 있자마자 이런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보내주신 것이다.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따뜻해 진다.

* 집에 와서 어머니 핸드폰을 보니...ㄹ입력시 ㅌ으로 입력되는 경우가 있어서 "사랑한다 아들"이 "사탕한다 아들"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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