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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쓰고 지우고를 3번이나 반복한 후 쓴 글이다. 그만큼 할 이야기는 많은데, 어떻게 이야기해야 이 글을 읽고 있는 '직장인'이 tvN의 '미생'을 보게 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


 


 

 

 

 

 

 

 

미생 1회 처음 5분만 참고 보면 진정한 직장인 드라마가 시작된다.

>> 해외 로케이션과 엉뽕을 파는 억지스러움만 잘 참는다면 드라마 '미생'에 만족할 것이다.

 

 

 

 

땀 냄새 가득한 아저씨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20대 많아봐야 30대 초반의 꽃미남들이지만 아저씨 양복을 입고 엘리베이터에 가득 타고 있으면 그냥 '아저씨'이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다. 회사에 가보면 텅텅 비어있는 엘리베이터보다 출/퇴근과 점심시간 넥타이 부대 아저씨들의 콩나물 시루 엘리베이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아이돌(임시완)도 아저씨 양복을 입으면 그냥 아저씨라는게 좋다.

>> 영화나 드라마를 보아도 심지어 예능을 보아도 몸에 핏 된 패션 잡지 속 모델같은 '정장(양복, 슈트)'차림을 자주 본다. 하지만 여의도나 강남에 가보면 '아저씨핏 정장'을 입는 사람이 더 많다. 심지어 20~30대도 너무 핏한 정장을 입으면 눈치 보이는게 현실 아닌가. 10~20대 '젊음'의 상징인 아이돌 임시완도 아빠 정장을 입으면 그냥 동네 오빠, 잘 생긴 아저씨일 뿐이다.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과 다른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주인공이 왠지 가깝게 느껴진다.

>> 주인공 '장그래(임시완)'에서 뭘 잘하냐고 물어보는 선배의 모습에서 새로운 것을 느낀다. 소위 잘 나가는 집의 외동 아들 그리고 해외 유명 대학교 출신에 회사를 왜 다니는지 모르는 주인공과 달리 장그래는 잘 하는게 뭔지 잘 모르는 주인공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멈춤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렇게 평범한 아주 평범한 생활을 살고 있다.

 

대학교가 뭐 별거냐고 이야기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고졸 출신'을 무시한다는거 변함없다. 심지어 그들에게 기회도 좋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백화점에서 정장 한벌 사는 부모님의 모습이 우리 이야기가 아닌가.

>>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브랜드 양복도 요즘은 한벌에 100만원 전후한다. 과거에는 명품 정장이라고 해야 100만원이었던거 같은데... 100만원짜리 양복을 팍팍 살 수 있는 직장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부모님이 정장을 사주시며 가격에 고민하고, 조금 더 좋은 것을 입히고 싶어서 많이 많이 고민하는 모습.

 

무슨 패션쇼처럼 주인공이 맨날 정장을 바꿔입고 다니는 다른 드라마속 주인공과 단벌 신사(정장 한벌로 몇일을 입는)인 미생의 주인공... 난 미생의 주인공이 우리 주변에 더 많다고 생각한다.

 

 

 

 

흔한 외제차도, 흔한 명품백도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는 처음이다.

>> 사실 '처음'은 아니지만 '낯설다'는 표현은 맞을 것이다. 보통의 드라마에서 주인공 또는 라이벌은 무조건 외제차를 탄다. 국산차라고 해도 대형세단을 탄다. 하지만 30대 주인공이 그런 차를 타고, 회사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는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차는 자기 돈 주고 사지만, 회사의 주차 공간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팀 단위로 제공되며 주차를 했다고 해도 주변에서 누구는 어떤 차를 탄다며 뒷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등장부터 남다른 주변 인물(조연)이 없다는 건 그냥 우리들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 필자가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임시완' 역시 장그래에 쉽게 감정이입 시킬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이 낯설게 다가와서 역할에 쉽게 감정이입 시켜준다. '씬 스틸러'라고 불리는 유명 조연들이 보는 재미를 주겠지만, 그 배우가 갖고 있는 명성과 외모에 시선을 뺐긴다면 드라마에 몰입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일하러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이야기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 비품(풀)만큼 회사 생활하면서 필요한게 있을까? 하지만 어떤 드라마에서도 비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이면지 사용 역시 일반 회사에서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어떤 드라마에서 이면지 이야기는 없었다. 일 하러 회사 다니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미생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들의 아버지, 형 그리고 내가 직장에 다니면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 9 to 6(9시 출근, 6시 퇴근)을 꿈꾸지만 현실은 '야근'과 '밤샘'의 연속인 회사가 많다. 회사 생활에서 자주 언급되면 '갑','을','병','정'의 관계 속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흔희 말하는 '갑'님이 오전에 지시를 하면, '을'님은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오후'에 연락하고, '병'은 그걸 '을'에게 퇴근 시간 다 되어서 연락한다. 그리고 갑님에게 내일 오전까지 보고해야 한다고 한다. '갑'의 입장에서는 하루라는 시간을 주었지만, 정작 일을 처리하는 '을'은 야근이 아니면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 깜깜한 저녁 회사 옥상에서 나누는 자연스러운 대화 모습을 보면 '야근'은 기본이요, '밤샘'은 선택이라는 우리들의 직장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든다.

 

 

 

 

예쁜 여직원이 나에게 호감을 갖지 않는 것 이건 현실이다.

>> 잘 생긴 주인공이 90도로 인사를 해도 바로 고개를 돌리는 여 주인공의 모습은 '직장인 로멘스'를 꿈꾸는 분들에게 현실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회사만 가면 예쁜 여직원들에게 호감을 얻고, 금방 여직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은 절대 현실적으로 없다. 잘 생겨도 뒷담화, 못 생겨도 뒷담화... 행동으로 자신을 어필하기 전까지는 바쁜 회사 생활에 남에게 신경쓰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영어 잘하는 주인공만 세상에 있는건 아니다.

>> 외국 바이어를 만나서 유창하게 영어로 미팅을 하고, 중간 중간 긴장감을 풀어주는 조크(유머)도 날리는 것은 드라마 속 이야기. 어떻게 하면 외국어로 조금 더 유창하게 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어학책을 사서 공부하고,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는 직장인이 더 많다는 것!

 

 

 

 

밤을 새워도 안 되는건 안된 것. 신입 사원이 안되는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 신입사원(인턴)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밤새워 만든 것을 보며 '칭찬'과 '박수'를 보내는 선배가 몇이나 있을까? 회사 메뉴얼 체계에 맞지 않으니 아이디어는 좋지만 쓸 수 없다는 선배의 말... 그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대부분 신입사원들에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원하지만 현실은 사장이 지시하고, 팀장이 지시하는 것만 할 수 있다.

 

 

 

 

퇴근 후 술한잔... 고급 룸에서 멋진 포즈가 아닌 곱창집 소주가 인상적이다.

>> 팀장이 사주는 술자리는 고급스러움 룸에서 조용한 음악이 흐르며 양주를 마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속 이야기일 뿐. 팀장도 역시 한 가정의 아빠이며, 내가 10년 많게는 20년 후의 모습일 뿐이다. 곱창만 사줘도 감지덕지인 것 아닌가? 감자탕에 소주 마시면서도 지갑 생각을 하는 것이 우리 회사원들이니까...

 

 

 

 

'우리 새끼'라고 불러주는 작은 것에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신입 시절이 생각난다.

>> '잘했어', '고마워', '우리 새끼(우리 애)'라고 표현하는 선배의 말을 처음 들으면 그것만큼 짜릿함이 없다. 신입 시절의 이런 아련함을 떠오르는게 하는 것이 진정한 직장 이야기가 아닐까.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 우리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만 내 이야기, 우리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잘 나가는 회사의 과장도 집에 갈 때 아이들을 위해서 비닐봉투에 과자를 사가며, 바쁜 회사 일 때문에 내 집 정리도 못하는 것, 귀엽고 예쁜 아이를 늦은 밤에서야 잠깐 볼 수 있는 모습까지...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내 이야기'이며, '우리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 시작한 tvN의 드라마 '미생'은 이미 웹툰과 단행본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많은 분들이 드라마 '미생'에 관심을 갖고 시청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쉽게도 많은 분들이 시청하는 공중파 드라마(KBS, MBC, SBS)가 아닌 tvN을 통해서 금요일과 토요일에 방송되는 만큼 보고 싶어도 못 보는 분들이 계실 수 있고, 아예 관련 소식도 모르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글을 포스팅한다.

 

  30대 직장인이라면 '미생'을 꼭 보았으면 좋겠다. 검사, 의사, 엘리트 직장인만 설치는 지금까지의 '드라마 주인공'과 달리 드라마 '미생'에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최근 우리나라 드라마에 등장했지만 '노다메의 집'에서도 우리나라 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이 느껴진다. 잘 살아도 너무 잘 살고 있는 모습은 '힘들다 힘들다'를 연발하는 우리들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나?

 

  만약, 최근 드라마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드라마 '미생'을 보았으면 좋겠다. 이런 드라마... 우리의 현실을 담고 우리의 현실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드라마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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