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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ntertainment

TV가 야해지고 있다

세아향 2009. 6. 18. 10:28

  바보 상자라고 불리던 TV가 진화했다. TV의 진화를 무엇인라고 불러야 할까. '19금 상자!'쯤이 어떨까? 요즘 TV를 보고 있으면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 사실 이건 최근에 생긴 문제라기 보다 점점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보인다.

  19금 상자로 변하고 있는 TV를 살펴보자.

  아침 6시 40분....바쁜 출근시간이지만 TV는 항상 틀어져 있다. '거실을 서재로 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지 오래이지만 아직도 거실에는 TV가 떡하니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TV속에서는 '스포츠 신문'의 기사 하나하나를 요약해주는 아나운서의 음성이 들려온다. 대부분 연예기사를 다루는 신문이라서 일까...아니면 뉴스 자체가 그런 부분을 건들어주는 것일까...열애설부터 이혼까지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식 뉴스가 10여분간 계속된다.

  만원버스와 만원지하철에 몸을 실어서 출근하고 일을 마치고 퇴근한다.

  집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TV를 켠다. 저녁 7시 20분. 한시간 빠른(?) 드라마가 TV에서 방송된다. 아내가 두명이라는 이상한 소재로 불륜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남편하나를 놓고 갈등하고 싸우는 부인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어느덧 다른 방송국의 드라마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부자 남편이 '첩'을 두고 불륜을 저지른다. 결혼전 애인과 하룻밤을 지내는 모습도 여과없이 보여진다. 드라마가 끝나고...광고가 TV에 보여진다. 남녀가 나와서 키스를 한다. 가벼운 뽀뽀와 키스~! 21초의 광고 동안 키스만 두번씩이나 한다. 채널을 돌려서 케이블방송을 보면 더 가관이다. 온통 '재연'에 '불륜'이다.  


 

위에 적은 이야기가 모두에게 통하는 사실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중에서 몇가지는 직접 경험을 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드라마는 TV를 야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드라마 소재에서 '불륜'이 없다면 무엇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로 드라마 속 소재는 '불륜'투성이다. 불륜만으로 부족한 드라마는 '패륜'까지 넘어서고 있다. 우리는 이런 드라마를 '막장'이라고 부른다. 아이러니한 건 '막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수록 유명세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가수들이 '심의'에 걸려야 관심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채연이 심의에 걸렸다고 하고...문희준은 이성민 키스신 뮤비로 관심을 받고 있다...]

  '막장'드라마가 언론에서까지 지적질을 당한것은 불과 1~2년 사이이다. 대표적으로 '아내의 유혹'을 말할 수 있다. 최고의 시청률과 함께 최고의 악플까지...막장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지만 그만큼 인기를 얻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가 요즘은 CF까지 번지고 있다. 특정 CF를 거론하는 것은 그렇지만...커피 광고를 위해서 젊은 두 배우가 '20초'라는 짧은 시간동안 뽀뽀와 키스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지금까지 커피와 키스를 비슷하게 인용하여 사용했던 CF가 있던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키스를 하며 커피와 비교를 하는 것은 사실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특정 시간대에만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가족들이 보는 시간대에서도 광고하는 이 CF를 가족들이 같이 보면 어떨까?

 
 

  키스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에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 2~3년 전만해도 드라마 속 키스가 진짜했냐 안했냐를 이야기하더니...이제는 CF에서 정확한 각도에서 키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해외 CF는 더 개방적인게 사실이다. 잡지광고에서 TV CF까지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그렇게 다가가는 것이지만...우리나라에서는 약간 이른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던지는 한마디..."진하게 즐겨라~"


점점 야해지고 있는 TV를 볼때면...
TV도 가족끼리 보기 어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TV속 이야기를 가족끼리 대화의 소재로 말할 수 있는 가족드라마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그것이 야해지는 TV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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