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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iFE

거실에 TV가 사라졌다?

세아향 2012. 5. 24. 06:00


  직장 동료들과 갖는 식사나 술자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TV 방송프로그램'이다. TV를 보지 않으면 이야기에 낄 수 없다라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TV를 보지 않으면 요즘 트렌드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하며 TV를 가끔씩 챙겨보았다.


  지난 3월... 결혼과 동시에 생활의 패턴이 많이 변화되었다. 연애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결혼 전과 후가 많이 변할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결혼 전이나 후나 비슷하겠지라고 간과했었다. 그런데 결혼과 동시에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고, 그 중에 하나는 TV와 더욱 멀어진 것이다.


  물론, 이번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결혼과 TV'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결혼을 한달 앞둔 2월의 어느날이다. 계약을 해놓은 가구와 가전이 속속 신혼집으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될 수 있으면 배송날짜를 동일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어디 내 맘데로 될리 없었다. 2~3일에 한번 꼴로 가구와 가전 브랜드마다 한번씩 배송이 이루어졌으니 한달 내내 이것저것 배치하는 것도 정신없었던 것으로 당시의 모습이 기억된다.


  여러가지 가구와 가전 중 'TV의 배치'는 꽤 신중하게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를 구입하였지만, TV 크기를 생각하면 거실이 다소 좁게 느껴졌고, 안방의 크기가 컸으니까 안방에 설치하는 것을 생각했다. 물론, 당시 TV를 안방에 설치한 것은 침대에서 편안하게 TV를 보다가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도 한몫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TV와 더욱 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우리는 가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거실에서 TV를 치웠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실, TV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굳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TV를 거실에서 치웠다는 것은 왠지 억척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거실에서 TV를 치운다고 TV를 보지 않을까라는 반문도 들었다. 왜냐면 대부분 TV가 있던 곳에 책장을 놓고, 거실에서 TV 대신 독서를 하고 이야기를 하겠다고 선언하기 때문이다. 과연 평소 책을 잘 보지 않았던 분들도 TV대신 책장을 놓는 것만으로 독서를 많이 하게 되고, 토론을 많이 하게 될까?





  정말 상상 이상의 결과가 나타났다. TV를 거실에서 방으로 옮겨놓았을 뿐인데...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었다. 정말 TV하나를 거실에서 치웠을 뿐인데,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멍하니 TV를 바라보는 모습은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하루의 일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처음에는 TV가 사라지니 거실에 정적이 흘렀고, 너무나 조용한 분위기에 밥 먹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정적과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식사 시간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 식사 시간 역시 길어졌다. 보통 건강을 위해서 식사는 천천히 오랫동안 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TV가 거실에서 사라지니 이 부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집에서 TV를 아예 치워버린 것이 아니므로 9시 이후에는 TV를 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늦은 저녁 시간 여가로 TV를 즐기는 경우는 있지만, 낮시간에 방까지 들어와서 홀로 침대에 누워 TV를 켜는 일은 사라진 것이다. 누가 TV를 보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TV가 안 좋다고 피한것도 아니다. 그냥 TV를 거실에서 방으로 옮겨놓았을 뿐인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TV와 멀어지고, 나만의 시간을 더욱 얻게 된 것이다.



  우리는 TV를 '바보상자'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필자는 아직도 TV를 '바보상자'라고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히 TV는 가장 빠른 정보를 전달해주며, 가장 빠른 트랜드를 알게 해준다.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통해서 한번 더 웃을 수 있고, 한번 더 울 수 있다.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효자상자'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TV를 본다면 그것은 분명히 시간을 소비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TV를 없애기 보다는 거실에서 방으로 옮겨놓는 것만으로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고 있는 모습은 사라지고, TV의 긍정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생활패턴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혹시,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봄이 되어 집안 배치를 고민중인 분들이라면 과감히 TV를 거실에서 방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하는 추천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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