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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허용되는 패션 아이템은 극히 드물다. 안경, 시계, 구두, 벨트, 가방 정도? 물론 생활 환경에 따라서 은팔찌나 20돈짜리 순금 목걸이를 차고 다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남자란 동물은 자신을 꾸미기 위한 아이템보다는 꼭 사용해야 하는 아이템에 '꾸밈'을 넣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멋 부리기 위해서 시계를 착용하기 보다는 시계를 착용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멋진 시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이다. 이런 남자들에게 '만년필'이라는 아이템은 어떤 의미일까?



10대와 20대만 해도 '만년필'이라고 하면 '구가다(구형, 유행에 뒤떨어진 이라는 의미의 일본식 표현)' 또는 '옛날 사람들이 쓰던 펜' 정도로 생각할지 모른다. 필자 역시 당시만 해도 2~3천원짜리 펜도 잘 나오고 예쁜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애지중지 만년필을 모시고 다니는 어른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때도 '만년필'로 글씨를 쓰면 글씨를 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손글씨 잘 쓰게 만년필을 써볼까?'라는 생각은 있었다.







2015년 을미년 '양띠'를 맞이하며 손글씨 잘 쓰기 위한 노력을 '새해 목표'로 삼고... 겸사 겸사 '만년필'에 대한 검색을 시작했다. (사실, 30대가 되면 취미 생활을 통해서 지름의 명분을 만드는 듯 하다. 예를 들어 건강을 위해서 등산 다닌다고 등산복을 위/아래로 다 사고 동네 슈퍼 갈때만 입고 다니는 등...)


아무튼, 만년필에 대해서 찾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두 개의 브랜드가 있었다.




만년필계의 절대 강자라 불리는 '몽블랑(MONTBLANC)'과 아는 사람만 아는 '워터맨(WATERMAN)'이다. 사실 만년필하면 '몽블랑'이지, 워터맨은 만년필을 조금은 안다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터맨(WATERMAN)'이라는 브랜드를 언급한 것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포에나루 만년필의 결점들이 드디어 극복되다. 


현대적 만년필의 발명은 발명이라기보다는 그 발명품이 완성되는 과정에 가깝다. 만년필이 최초로 발명된 지 50년 후인 1883년에 뉴욕의 보험 브로커 루이스 워터맨은 중요한 계약서에 서명할 준비를 하면서 이 중요한 사건을 더욱 영예롭게 하기 위해 당시 일반화된 잉크 채우는 펜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당시의 만년필들은 잉크가 나오는 양을 균일하게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고, 서명을 하려는 순간 잉크가 계약서 전체로 뿜어져 나오면서 계약서 자체를 엉망으로 만들자 워터맨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로부터 한 해가 채 지나기도 전에 루이스 워터맨은 세계 최초로 잉크가 새는 것을 방지한 실용적이고 쓰기에 편리한 만년필을 고안했다. 잉크가 나오는 양을 조절하기 위해 그는 모세관 현상을 적용시켜 펜촉에 작은 공기구멍을 넣었고, 공급장치에 홈을 파서 새로 발명한 새지 않는 용기에서 펜촉으로 가는 잉크의 흐름을 조절했다. 워터맨은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현대적 만년필을 발명한 공로를 마땅히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는 이것을 그보다 앞선 많은 사람이 쌓아놓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냈다. 



위 내용은 '네이버 지식백과'에 소개된 '만년필(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위 글의 내용 중 '루이스 워터맨'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만년필 '워터맨(WATERMAN)'이라는 브랜드의 유래인 것이다.


아무튼 몽블랑과 워터맨, 워터맨과 몽블랑 만년필을 보고 있으니 만년필도 아무나 구입해서 사용할 수 없음을 쉽게 느꼈다. 나름 괜찮다고 보이는 만년필을 고르면 30~50만원이며, '멋지다' 또는 '갖고 싶다'라고 생각이 드는 만년필은 100만원에 가까운 가격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도 고르고 골라서 선택한 만년필이 있으니...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이다. 몽블랑의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특별히 제작된 만년필 마이스터스튁 145가 있다고 하니... '한정판(Limited Edition)'이라는 수식어가 더욱 지름을 불러온다.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 90주년 한정판


필자만 만년필 지름신을 느낄 수는 없으니 믿고 구입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저렴한 '펜샵'에서 판매되는 URL을 링크했다. 물론 가격은 71만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특히, 만년필을 평소 사용하지 않던 분들이라면 더욱 71만원이 710만원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단기간 만년필의 매력을 보다 쉽고 빠르게 느낄 수 있도록...




구입해서 책상에 방치(?)해 놓았던 만년필계의 '가성비 짱' 라미(LAMY) 사파리를 꺼냈다. 가성비라는 수식어처럼 저렴한 가격은 물론이고 다양한 컬러로 고르는 재미가 있고, 필기감도 좋으며 무엇보다 쉽게 만년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라미 사파리(LAMY SAFARI)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일 것이다.




라미 사파리 홈페이지


심지어 각인(TheBetterDay)까지 해 놓은 것을 보니 라미 사파리를 구입할 당시 나름 '만년필'에 애착을 보였었나보다.





앞에서 소개했던 몽블랑이나 워터맨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저렴한 만년필이지만, 라미 사파리는 만년필 좀 안다는 분들에게는 유명한 만년필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렴한 가격이지만 높은 사용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평소 자주 사용하는 필기구로 라미 사파리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 고가의 만년필을 사용하면 '분실 위험'때문에 휴대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는데, 라미 사파리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즉, 언제 어디서나 간단한 메모를 위해서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는 멋진 만년필이 '라미 사파리'이다.


카트리지 방식의 잉크를 사용하여 잉크 교체가 쉽고, 사진에 보이는 홈을 통해서 잉크 잔여량 역시 확인이 쉽다.




만년필 사용시 '만년필 촉'을 선택해야 하는데... 가장 무난한 만년필 촉은 'EF촉'이다.





만년필 촉에 대해서는 다양한 촉을 직접 사용해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만약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EF'촉을 추천한다. 왜냐면 대부분 EF촉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무난한 만년필 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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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저렴한 만년필의 가격 차이와 상관없이 만년필은 잘 관리만 해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 '만년필'이라는 이름도 왠지 '10,0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펜'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게 아닐까. 아무튼 필자의 '라미 사파리' 역시 6개월 이상 사용을 하지 않았고, 책상에 모셔두었지만 사진 속에 보이는 '라미 잉크 카트리지(5개 1세트에 3천원 이하?)'를 구입하면서 다시금 새 만년필로 태어났다.



혹시 이번 주말 그리고 1월 1일 새해 첫날... 

2015년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면 필자와 같이 '손글씨 잘 쓰기'를 목표로 세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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