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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화 정규직 전환'이라고 하는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필자에게 한화에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한 친구나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화 정규직 전환'에 대한 소식을 전해듣자마자 오랜만에 인터넷에서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없었다. 일명 '평생직장'이라고 해서 10년, 20년 근속은 기본이었고, 회사와 동료를 두고 '가족'과 같이 비유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990년대 IMF 이후 '비정규직'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노동유연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비정규직은 정규직만큼 많아졌고,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2009년 7월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기회가 열렸지만 '서브프라임사태'가 다시 발생하면서 경제는 다시 한번 어려움에 빠졌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다시 한번 '기다림'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이후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소식은 아주 간간히 소수의 인원으로 들려오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규직 전환을 하고 있다'는 수준일 뿐... 칭찬을 해줄만큼 대규모의 정규직 전환은 아니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한화그룹의 '비정규직 2,043명 정규직으로 전환'이라는 소식은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화그룹에 근무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떠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신호탄이 되는 동시에 다른 대기업의 변화도 이끌어나가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박근혜 새 정부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에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서도 한화 그룹의 '정규직 전환'은 새로운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화그룹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넘어서서,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동일한 직무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일시적인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직무 자체를 정규직으로 변환한 것이다.
이번 정규직 전환대상은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호텔&리조트(725명), 한화손해보험(533명), 한화63시티(209명), 한화갤러리아(166명) 등 총 2,043명이다. 직무별로 살펴보면 서비스 564명, 고객상담사 500명, 사무지원 224명, 사무무관리 205명, 직영시설관리 197명, 판매사원 153명 등 계약직으로 채용하여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인력도 포함되어 있다. 오는 3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이로써 한화 그룹은 전체 임직원의 비정규직 비율이 10.4%로 내려가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율인 33.8%(통계청 2012년 8월 기준)나 OECD 평균인 25%보다 매우 낮은 수치이다.
2천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하는 복리후생에 대한 비용 발생 역시 규모에 비해서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여억 원이 추가로 될 것이며, 한화그룹의 비정규직들에게 그동안 준 정규직과 같은 혜택을 줬다는 반증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정규직 전환이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오기 보다는 직원과 회사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쉽고 빠른 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화의 김승연 회장이 아프리카 속담인 '함께 멀리'를 동반성장의 경영철학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모토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구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한화그룹의 사훈이 '신용과 의리'인 만큼 더불어 사는 방안을... '의리있게'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화의 '정규직 전환' 소식은 2013년을 시작하여 들은 가장 기분 좋은 소식인 동시에 다른 대기업도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신호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