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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명작 영화'라고 불리는 영화가 아니라면 개봉 후 4년이 지난 영화를 '챙겨보는 이유'는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TV나 케이블 방송에서 보여주는 영화를 우연한 기회에 볼 수는 있겠지만, 찾아서 본다는 것은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2008년 4월 30일에 개봉한 영화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는 사실 명작 영화는 아니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내용 자체도 호스트바(일명, 호빠)에 근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19금 영화이며, 영화에서도 비속어가 자주 들려온다. 그만큼 누구나 즐겨볼 수 있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 개봉 후 4년이 지나서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챙겨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배우 '하정우' 때문이다. 올해 2월에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배우 하정우가 맞은 역할은 조폭 두목 '최형우'이다. 영화에서 하정우는 '최형우'라는 인물을 너무 멋지게 열연했고, 그런 이유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보고 나서 그의 필로그래피를 확인하니 눈에 들어오는 영화가 있었다.

[참고] 필로그래피란? 영화 작품을 감독, 촬영자, 배우, 주제 등으로 분류하여 계통을 세워 편집한 목록.

 

 

  배우 '하정우'에 관심이 있어서 그가 출연한 영화목록을 살펴보고 있으니, 낮은 평점의 영화가 시선을 끄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영화 '보트'와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추격자 이후 '하정우'라는 이름을 걸고 출연한 영화임에 분명하지만 평점이 5.4점으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은 영화이다.

 

  그 중에서도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하정우 뿐만 아니라 '윤계상'이라는 배우까지 출연하였는데 평점이 5.4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졌다. (참고로 영화 '보트'는 한일 합작 영화이며, 보통 한일 합작 영화가 인기를 얻기 힘들다고 생각이 들어서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 먼저 관심이 갔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2008년 4월에 개봉한 영화로 각종 포털사이트 및 영화관련 사이트에서 1천원 이하의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최신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난 영화의 매력'이 이런 점이 아닐까. 아무튼...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최신 영화나 인기 영화처럼 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거나, 기대감을 갖게 되는 과정없이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하정우는 '재현'이라는 역할을 맡는다. 영화 속에서 '재현'은 호스트(남자 접대부)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호스트를 하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형우'라는 인물을 통해서 하정우의 매력을 발견한 필자 입장에서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재현'이라는 인물로 보는 하정우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정말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이니,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하정우의 모습이 어떤지 더욱 궁금할 것이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하정우가 맡은 '재현'은 위 사진 속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그런 남성이다. 호스트바에 근무하지만, 싸움을 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굉장히 인기가 많은 호스트도 아니다. 호스트바 근무한지 오래되어 닳고 닳은 느낌의 호스트로 이곳 저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하루 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그런 남성이다.

 

  이런 재현의 모습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 배우 '하정우'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재현'이라는 인물과 '하정우'라는 인물이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할까.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말 한마디를 아끼는 과묵한 조폭의 두목이라는 역할을 보여주며 하정우라는 배우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는 말 많고, 시끄럽고, 행동보다는 말로 먹고 사는 '재현'의 역할을 너무 '찌질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매력 중 하나는 왠지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호스트'의 모습을 보고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것 중 하나는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 근처의 배경 때문일수도 있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선릉역을 중심으로 포스코센터 뒤쪽, 워커힐 호텔, 삼릉공원 사거리 등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촬영장소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도 아니고,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을 본 것도 아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배경들이 너무나 눈에 익어 확인해보니 전부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주변 모습이었다.

 

  영화 속 배경이 익숙함은 그 주변이 어떤 곳인지 어느 정도 느낌(사전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도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그 곳이라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호스트바(호빠)'라고 하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풀어나갔다. 그런 이유로 '19금 영화'로 분류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 영화 속에서 하정우가 보여주는 '찌질함'은 매력보다는 '그냥 그런'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배우 '하정우'만 놓고 그가 맡은 역할을 살펴보면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이다. 배우가 맡은 역할에 꼭 맞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역할 자체가 '멋지다'라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까?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재현'은 멋진 주인공이 아니라 '찌질한'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런 찌질함을 하정우는 너무 완벽하게 소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혹시, 필자처럼 배우 '하정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재현을 통해 하정우의 다른 모습을 만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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