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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 2009 파이널 16'이 막을 내렸다. 결과부터 이야기 하면 '짜릿한 승부없이 판정으로 끝난 경기'였다. 2008년도에 치뤄진 동일한 경기에서는 신진세력의 대거 등장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경기자체는 '박진감'이 넘쳤고, 화려하고 걸출한 신인등장이였다. 그러나 오늘 치뤄진 8경기중 7경기가 판정으로 결과가 정해졌다. 그나마 KO로 경기를 끝낸 '바다하리와 자빗 사메도프'도 어의없는 결과였다. 오늘 열린 16강전의 경기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1경기] 레미 본야스키(판정승) vs 멜빈 맨호프   
  월드 그랑프리 3회 우승자 '레미 본야스키'가 이번에도 멜빈 맨호프를 어떻게 요리할것인가가 이번 경기의 최고 관심사였다. 지금까지 2번 만나서 모두 레미가 승리를 했었고, 특히 지난 경기에서는 레미가 달려드는 멜빈을 KO로 화끈하게 이겼던 기억이 생생했으므로 멜빈의 명렬한 공격력이 더더욱 기대되었다.

  하지만 실제 경기는 멜빈 맨호프의 강력한 공격도 왠지 챔피언과 2회 패배라는 두려움때문인지 흥분하지 않고 절재(?)된 공격력을 보여줬고, 레미 본야스키 역시 공격보다는 받아치는 정도의 경기력만 보여주었다. 그나마 8경기중 판정까지 갔지만 경기내용은 꽤(?) 난타전이였다. 하지만 K-1의 내놓라 하는 파이터들이 보여준 첫 경기는 실망이였고, 연장도 없이 단번에 챔피언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얼마나 어의없는 경기였으면...패배한 멜빈보다 승리한 레미가 먼저 링을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2경기] 에롤 짐머만(판정승) vs 글라우베 페이토자   
  지난 2008년 K-1 월드 그랑프리의 떠오르는 신예 중심에 있던 에롤 짐머만과 복수전을 꿈꾸는 글라우베 페이토자의 복수전이였다. 복수전에 앞서서 2008년 패배 당시 글라우베 페이토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나이탓'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그런 모습때문인지 이번 2009년 경기에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는 역부족이였다.

  물론 지난 경기에서 맥없이 패배했던 모습은 아니지만, 누가 보아도 그의 시대는 이미 지났구나 할 정도로 패배를 했지만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3경기] 루슬란 카라예프(판정승) vs 쿄타로   
  공격형 파이터 루슬란 카라예프와 카운터 전문 쿄타로의 경기였다. 경기전부터 '창이냐 방패냐'하며 재미를 불러오려고 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서자 루슬란은 카운터때문에 공격력이 많이 둔해보이는 모습이였고, 쿄타로는 링 주위를 빙빙 도는 모습만 기억에 남는다.

  그나마 루슬란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상대방이 같이 받아쳐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모습과 함께 지쳐서 나중에는 경기력도 떨어져 버리는 모습을 보이므로 경기의 재미가 너무 반감되었다. 카운터 전문이라는 쿄타로는 피하기 전문이라는 별명이 더 어울릴것 같은 모습이였다.



 [4경기] 에베르톤 테세이라(판정승) vs 싱크 파트 자디브   
  커다란 키에 마른 몸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싱크 파트 자디브는 흡사 예전 '바다하리'의 모습과 비슷했다. 에베르톤 테세이라가 작년에 보여준 돌풍과 같은 모습을 싱크 파트 자디브도 보여주지 않을까 하면 기대했지만 역시나 일반적인 공수를 주고 받으며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한시간이 지난 지금...도대체 무슨 모습이였는지도 기억이 남지 않을 정도였다.


 [5경기] 세미 슐트(판정승) vs 다니엘 기타   
  그동안 많이 망가져온 로봇을 다시 강력하게 만들어준게 바로 '다니엘 기타'였다. 로봇이라고 불리는 세미 슐트가 최근 피터아츠, 바다하리에게 패배를 하면서 '혹시 한물간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 변함없는 로봇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강렬한 공격으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그건 세미 슐트가 약했다기 보다 다니엘 기타가 생각보다 강했다는 느낌이였다.



 [6경기] 제롬 르 밴너(판정승) vs 무사시   
  K-1의 일본 선수하면 떠오르는 '무사시'의 은퇴경기였다. 상대는 동갑내기 '제롬 르 밴너'. 나이살이 묻어나는 몸으로 경기에 임한 두 선수의 모습은 경기내용보다 무사시의 은퇴라는 더 큰 내용이 보일 뿐이다. 물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판정까지 갔던 무사시의 은퇴경기로는 이보다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다운을 이겨내고 끝까지 견뎌 경기를 마무리한 무사시와 경기가 끝나고 큰절을 해서 배웅하는 제롬 르 밴너. 가슴 따뜻한 경기였지만 파이터 다운 경기는 아니였다.



 [7경기] 알리스타 오브레임(판정승) vs 피터 아츠   
  K-1의 떠오르는 스타, 알리스타 오브레임. 그의 강력한 힘은 상대 피터아츠의 노련미를 잠재웠다. 그러나 1회전에 보여준 파워풀한 모습은 2라운드부터 찾아보기 어려웠고, 상대에 대한 배려(전설과 같은 인물인 피터 아츠)때문인지 경기가 끝나고 땀한방울 흘리지 않는 모습의 오브레임을 보면서 친선경기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8경기] 바다 하리(KO승) vs 자빗 사메도프   
  1회전, 자빗 사메도프의 예상외 공격적인 모습으로 '혹시나'를 생각했던 필자는 '역시나'했다. 바다하리의 맹렬한 공격도 아닌 오른손 한방에 끝난 자빗 사메도프. 사실 경기 전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K-1에서 바다 하리를 내세우기 위해서인지 약 10cm의 키와 약 15kg의 몸무게 차이가 나는 자빗 사메도프와 경기를 한다는게 우스웠다. 체급이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경기였다.



이번 'K-1 그랑프리 파이널 16'을 보면서 어느 한경기에도 이변없이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8명이 정해졌다. 이번 경기에서 이변이 없을뿐만 아니라 '재미'도 없었다. UFC는 점점 막강한 화력으로 재미를 늘려가고 있을때, K-1에서는 판정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하고 있으니... K-1의 인기부진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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