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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재미없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하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군대'나 '축구'를 비하하려는 의미보다는 여성들이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라서 재미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 군대와 축구 그리고 여성이라는 조건이 아니라도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를 특히, 별로 관심이 없는 미경험 이야기를 듣는 것을 무척 지루해한다.


  그런데 왜 '군대'이야기가 대표적으로 이렇게 언급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대부분이 '군대'에 의무적으로 다녀오기 때문이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무엇인가의 공통점 즉, '같이 경험한 것'을 이야기할 때 가장 쉽게 다가가는 것이 바로 '군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남성들에게 '군대'는 그들만의 추억인 만큼 재미있게 이야기하지만 여성들에게는 반대로 '남의 추억'으로 지루하고 따분하게 들리는 것이다.




  이런 군대 이야기가 tvN의 '푸른거탑'을 통해서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면 어떨까?


  지난 1월 23일 첫 방송을 한 '푸른거탑'은 사실 '롤러코스터 시즌2'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 총 3개의 코너로 구성된 롤러코스터 시즌2는 각 코너가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에 따라서 구성되어 있었고, 그 중 하나인 '푸른거탑'은 '군인'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남자들만 공감하는 재미없는 군대이야기가 아니라,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여성들도 하나의 '시트콤'처럼 상황을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군대이야기가 소개된 것이 푸른거탑의 매력이다.




  푸른거탑에는 유명한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시트콤에는 꼭 빠지지 않고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했다. 그만큼 인기를 얻는 것도 사실이지만 평소 그 연예인의 모습과 시트콤 속의 모습이 매칭되지 않으면 이질감을 느꼇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푸른거탑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몰입도 최고'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들이 아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푸른거탑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은 '진짜 군인'의 이미지를 시청자에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여성 시청자에게는 '캐릭터'가 분명한 군인으로... 남성 시청자에게는 군대 시절에 저런 선후임이 있었다는 추억을 불러오는 군인으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푸른거탑의 출연자들이다.






  지난 첫 방송에서 '혹한기 훈련'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 역시 재미있는 캐릭터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리얼리티한 소제였다. 군대에 다녀온 남성이라면 '혹한기 훈련'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것이다. 하지만 군대란 것이 지나고 나면 재미있는 추억이라는 점에서 푸른거탑을 웃으면서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군대에 한번 더 가야한다면 절대 푸른거탑은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군대에 있을 때 보통의 남성들은 부대쪽을 보고 소변도 보지 않을거라고 이야기하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려나...)





  혹한기 훈련에 와서 '물티슈'로 세수를 하는 모습은 군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푸른거탑은 분명히 '재미'를 위해서 허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트콤(드라마)이다. 하지만 푸른거탑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짜 군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아련한 추억을 불러온다.


  물티슈로 세수하고, 비닐로 싼 밥을 반합에 넣고 먹으며, 흰 우유 200ml를 마셨던 기억... 너무 추워서 촌스러운 귀마개도 행복하게 착용했던 기억이 재미있는 추억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혹한기 훈련에서 따뜻한 라면 한그릇을 떠올리는 모습에서는 여름에 입대한 필자가 유격훈련에서 시원한 콜라를 떠올리며 행복한 모습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봐도 군대 이등병 시절 가장 큰 꿈은 침대에 누워서 만화책 보면서 맛동산(과자) 한봉지와 얼음 넣은 콜라 한잔을 먹는거였다. 꼭 100일 휴가 가면 하겠다고 동기녀석들과 이야기하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뭐 그리 대단한 꿈이였나 싶다.





  롤러코스터 시즌2의 한 코너였던 푸른거탑이 약 1시간의 정규 방송프로그램으로 배정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것 외에도 '군대기어(군기어)'라고 하는 새로운 코너를 신설한 것도 눈에 띄었다.






  군대에서 최고의 운송수단으로 불리던 '60트럭(두돈반 또는 OO호)'을 tvN의 인기 프로그램인 '탑 기어' 스타일로 재미있게 소개했다. 이 역시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탑기어'를 재미있게 패러디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60트럭을 타고 부대를 나와서 도로를 달릴 때면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던 군대시절의 이야기 역시 '군기어'에서 60트럭을 소개하면서 등장했다.



  2009년 10월... 추석 연휴를 보내면서 tvN에서 방송된 '남녀탐구생활'을 추천했던 적이 있다. [관련 글 바로가기 : 추석때 건진 알찬 프로, 남녀탐구생활] 당시 남녀탐구생활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너무나 재미있게 우리가 경험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기 때문이다. 200% 공감하는 이야기인 만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로 시청자가 느꼈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푸른거탑' 역시 남성들에게는 '내 이야기'이며, 여성들에게는 '이해가 되는 군대이야기'로 느껴지는 만큼 인기를 얻는 것이다. 왠지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가 되면 공중파가 아니라 케이블 방송에 채널을 고정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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