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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출연

  아무리 재미있어도 왜 영화를 두번씩 보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다. 물론, 지금도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같은 영화를 두번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2004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이런 필자가 두번 챙겨 본 영화이다. 그냥 본게 아니구 '챙겨봤다'라는 표현은 그만큼 재미있었고, 후회없었다라는 다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평점 9점(10점 만점)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유명한 영화이며 사람들이 손 꼽는 영화 중 하나이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와 '쉬리'로 유명세를 얻었던 강제규 감독이 다시 한번 인기를 얻으며 이제는 '감독'을 보고도 영화를 선택한다고 하는 분들이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정받았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영화 '마이웨이(MY WAY)' 역시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이라는 한, 중, 일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다는 것도 이슈가 되었지만, 필자의 경우는 '감독 강제규'의 영화에 더욱 주목했던게 사실이다. 출연 배우도 중요하지만 그 배우들을 어떻게 화면으로 담아내고 보여줄 것이냐는 감독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4년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전쟁영화라는 점 역시 '마이웨이'를 더욱 기대하고 상상하게 만들었던 이유이다.

  이러던 중 좋은 기회로 '개봉 전 시사회'에 초대되었고,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영화 '마이웨이'를 만났다. 강제규 감독이 만들고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그리고 최고의 조연인 전인권이 열연한 영화 '마이웨이'는 과연 어떤 영화였는지 지금부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감독부터 배우까지 빵빵해서 좋았던 영화!
  영화 '마이웨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역시 '감독부터 배우까지 빵빵하다'라는 것이다. 이 부분이 영화 '마이웨이'를 기대하게 만든 이유이자 만족하게 해 준 이유이다. 유명하고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의 작품은 연출력과 영상미가 뛰어나다. 배우가 같은 연기를 해도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영상으로 담아내느냐에 따라서 정말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뭔가 어설프거나 예쁘고, 멋있게 보이지 않는 장면은 감독의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 '마이웨이'는 그런 부분에서는 관람객의 시선을 뺏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몰입하게 만들었고, 137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도록 해주었다.


  배우 역시 '이름값'이 중요하다. 왜냐면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불러오며, 영화가 시작할 때 바로 주인공은 알 수 있고 그것에 몰입하게 된다. 익숙하지 않은 배우가 주인공이라면 어느 정도 그 주인공의 얼굴과 배역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점에서 영화 '마이웨이'는 관람 전과 후가 똑같이 만족스러움을 주는 영화였다.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영화!
  '대한민국'의 감독과 배우가 출연하고 개봉 역시 '대한민국'에서 하기 때문에 영화 '마이웨이'는 한국영화로 분류될 것이다. 그러니 누구나 영화의 주인공을 '장동건'으로 생각하고 관람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영화 '마이웨이'에서 장동건과 오다리기 조의 비중은 거의 동일하다. 쉽게 말해서 누가 주인공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주인공을 장동건과 오다리기 조 누구로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영화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영화 '마이웨이'에서 장동건이 열연한 '김준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바르고 정직하며 정의를 지키는 정말 '주인공'다운 모습이라고 할까. 그렇다면 오다기리 조가 열연한 '타츠오'는 어떨까? 영화의 시대적인 배경으로 일본인 장교 집안 출신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는다. 그만큼 영화에서 변신도 많고 악역과 선역을 열연한다.


  김준식의 시점에서 영화 '마이웨이'는 특별한 것이 없는 하나의 일대기 정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 갖고 있는 생각과 모습은 변함이 없다. 그러니 관객들 역시 그를 '주인공'으로만 볼 뿐 그에게서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가 어떤 시련이나 변화를 통해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에 비해서 '타츠오'는 다르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인'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부터 황군의 장교(대좌)를 통해서 일본의 줌심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그리고 소련과 독일을 거치면서 자신의 옛 모습을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찾아간다. 이런 변화가 영화 '마이웨이'에서 타츠오를 중심에 두는 이유가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영화 '마이웨이'는 친일적인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 '일본에 대한 찬양'은 담고 있지 않다. 당시의 상황과 모습을 '대한민국'의 시선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일본'의 시선에서도 바라보았다는 것일 뿐이다. 이런 시선은 주인공을 김준식과 타츠오 두 명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것이다.



2%의 아쉬움은 바로 '감동'이다!
  영화 '마이웨이'를 관람하고 어땠냐고 물어본다면... '재미있는 전쟁영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현재 다음(Daum) 영화부분에서 평점 5.8을 받고 있는데 그 정도로 평가받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필자가 만약 평가를 한다면 영화 '마이웨이'는 평점 8점이다.


  여기서 2점을 감점한 것은 연출력, 시나리오, 배우의 연기력 때문이 아니다. 영화를 만드는 기본이 되는 이런 부분들은 영화 '마이웨이'에서 만점에 가깝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보는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불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쟁영화는 그냥 총을 쏘고 뛰어다니는 영화가 아니다.

  보통 전쟁영화는 '휴머니즘'이 있고, '감동'이 있다. 그것을 통해서 전쟁이 잘못 되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영화 '마이웨이'에는 그런 부분이 없다. 137분의 러닝타임이 지나고 나면 관람할 때의 '재미'가 싹 사라진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민간인, 일본군, 소련군, 독일군으로 계속 변화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특별한 의지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특별히 추가하는 가치관도 없었다. 그냥 상황에 맞춰 살아갔다. 현실은 정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지만... 영화에서는 그것을 미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영화가 아니라 '다큐'였을 것이다.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영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감동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말하는 전쟁영화가 아니라 한편의 멜로 영화라고 해도...

  그런 점에서 영화 '마이웨이'는 아쉬움이 있는 그냥 재미있는 전쟁영화로 남을 뿐이였다.


[참고] 영화 '마이웨이'는 전쟁영화이지만 그렇게 폭력적이지 않고 무서운(?) 장면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선정적인 장면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볼만한 영화를 찾는 분들에게는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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