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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이동통신단말장치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 질서를 확립하여 이동통신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시행된 것!

[관련 글 : 단통법이 바꾼 지난 10개월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단통법 시행 10개월이 지났다. 단통법 이후 가장 변한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전국 스마트폰 판매점(대리점)을 방문해도 동일 스마트폰의 판매 가격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단통법 이후 도서정가제가 도입되었다. 도서정가제는 책의 정가를 정하고 할인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령'에 의해 시행된다.


단통법과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같은 제품(스마트폰, 책)을 다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책보다 더 천차만별로 다른 가격에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주유소'이다.




'오피넷'은 '싼 주유소 찾기'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페이지이다. 오피스 홈페이지 첫화면에 보이는 가격만 보아도 '전국 평균유가'와 '서울'이 다른 금가격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휘발유 1리터 기준으로 서울 평균은 1637.38원이며, 전국 평균은 1547.40원이다. 1리터에 90원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여준다.


사실 100원 내외의 가격 차이는 '지역에 따라서 다를꺼야'라는 이상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앞에서 '지역에 따라서 다르다'라고 기름값의 차이를 아주 정상적으로 생각하는 우리에게 만약 '맥도날드'에서 지역에 따라서 빅맥세트 가격을 다르게 판매하겠다고 하면 어떨까? 오피넷에서 싼 주요소를 검색할 수 있는 것처럼 맥피넷이 생기고 싼 맥도날드 매장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무슨 억지스러운 이야기냐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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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다른 이유는?



맥도날드의 억지같은 이야기에 반기를 들기 위해서는 우선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다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보통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다른 이유는 주유소가 세워진 지역의 땅 값이 비싸서 임대료가 높다는 점, 고용 직원의 인건비 차이, 부가 서비스로 무엇을 제공하는가에 대한 서비스의 차이, 정유사로부터 전달받은 그 지역의 납품 단가의 차이 등등이 있다고 한다.


우선 임대로부터 생각해보자. 땅값이 비싸서 임대료가 높다면 주유소 뿐만 아니라 인근의 다른 매장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와 같이 해외 유명브랜드 매장이 위치한 지역은 대표적으로 임대료가 높은 곳이다. 그러니 임대료에 대한 부분은 주유소의 입장 뿐이라고 생각한다.


인건비의 차이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다. 직원들 월급을 더 줘야 하니까 기름값을 더 받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동일한 기름값을 받아도 남는 이윤은 동일할 수 있는데, 더 많이 판매하여 직원에게 월급을 더 줘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회사)와 판매점의 이야기이다.


유일하게 이해되는 부분이 '정유사로부터 전달받은 그 지역의 납품 단가 차이'이다. 얼마나 납품단가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만약 거리에 따라서 정유사가 납품 단가를 다르게 받고 있다면 정유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공항 근처의 김포에서 구입하는 것과 강원도 산골에서 구입하는 것이 달라야 할까? 나이키 운동화를 하나 구입하는데 서울은 15만원, 강원도는 20만원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앞에서 필자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이상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이야기했다. 왜냐면 지금까지 필자도 지역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고, 같은 지역도 주유소에 따라서 가격이 다른 것이 아주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여 보다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녔으니까...






단통법 시행 전 'OO 대란'도 사실은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고 매장이 취해야 하는 이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의 차이로 'OO대란'이 나타나는 것이지 실제 OO대란을 진행한 매장이 이득 하나 없이 망하는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기준에서 생각해보면 단통법(단말기 유통법)보다 휘통법(휘발유 유통법)이 더 중요하다.


1~2년에 한번 구입하는 스마트폰을 정식으로 구입하는 것과 대란에서 구입하는 것의 차이는 기껏해야 50만원 내외이다. 50만원 내외의 가격 때문에 '호갱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문제였다면 휘발유가격을 생각해보자. 




오피넷에 공지된 8월 15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1리터의 최대 가격 차이는 약 660원이다. 만약 20리터 주유시 최대 13,200원이 차이나는 것이다. 스마트폰처럼 2년(24개월) 기준으로 한달에 2번씩만 주유한다고 가정하면 한달에 26,400원... 24개월이면 633,600원이다. 2년 기준에서 스마트폰의 가격차이보다 더 큰 금액 차이이다. 


[참고] 우리는 1년에 1만km 주행을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1리터 주유시 평균 15km 주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1년에 666리터를 주유하며, 1리터당 660원의 차이를 계산하면 1년에 1만km 주행시 약 44만원이 차이가 나온다. 2년 기준시 위에 이야기한 것보다 훨씬 많은 88만원의 금액 차이가 발생한다.


쓸데없는 비교처럼 보이지만, 단통법을 시행한 이유를 생각하면 '휘통법'이 나오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한발 물러서는 입장에서 '지역마다 다른 것은 인정하자'라고 생각하고 다시 접근해봐도 알 수 없는 가격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서울 강남의 한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를 오피넷에서 '보통 휘발유'로 금액을 확인해보았다.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 사이에서 보통 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약 285원이다. (최저 1958원, 최고 2095원)


정유사 브랜드의 차이라고 하면 왜 특정 정유사는 더 비싼 휘발유를 판매하는 것일까? 앞에서 비교한 햄버거나 스마트폰의 차이 때문일까? 만약 그렇다면 휘발유의 자세한 차이를 공지해야 한다. 어떤 정유사 브랜드가 더 좋은 휘발유를 판매하는지 소비자가 알아야 하지 않을까? 만약 차이가 없다면 왜 정유사는 같은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마다 다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까?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필자 역시 휘발유 가격 차이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노력을 그저 '발품판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작성한 이유는 어제 주유할 때 1500원대 주유를 했는데, 장거리 운행 후 오늘 주유할 때 1900원대 주유를 하면서 달라서 너무 다른 가격에 놀라며, 왜 주유소마다 휘발유 가격이 다른지 생각해 본 것이다. 주유소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는 사실 그들만의 변명일 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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