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0년 개봉한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화려한 영화가 아니다. 물론 다음 영화 평점을 살펴보면 8.9점으로 5년전에 개봉한 영화치고는 굉장히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영화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오늘... 특별한 스케줄이 없다면 1시간 30분 정도만 시간을 내서 꼭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자극없는 잔잔한 한국영화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의 남자 주인공 박중훈은 영화에서 '깡패(건달)' 역할이다. 그런데도 자극이 없다. 요즘 한국 영화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설정이라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을 접하게 된 이유는 영화 배우 '박중훈'이었다.




'라디오스타'라고 하면 요즘 10~20대에게는 MBC 예능 프로그램인 '라스(라디오스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물론 30대인 필자에게도 라디오스타는 '라스'였고,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프로그램명에 대한 이야기에서 오래된 영화 '라디오스타'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영화 '라디오스타'는 2006년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다. 최근 '사도'나 '동주'라는 영화로 주목받는 감독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감독이 '이준익'감독이기 때문에 영화 '라디오스타'도 오랜만에 찾아보기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주연 배우는 '박중훈'과 '안성기'이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주연 배우에게도 이어졌고, 박중훈의 필로그라피를 찾아보다가 발견한 영화가 바로 '내 깡패 같은 애인'이었다.


가볍게 시작한 관심이 '내 깡패 같은 애인'이라는 명작으로 이어진 것이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의 여주인공은 '정유미'이다. 분명히 예쁜 여자 배우지만... 영화에서 그녀의 모습은 너무 평범하다. 예쁘지만 꾸미지 못한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20대 아가씨들의 모습이다. 가장 예쁜 나이인 20대에 취업 준비로 츄리닝(트레이닝복)을 입어야만 하는 것이 요즘 우리가 보는 취준생 아가씨들이 아닐까. 이 영화는 5년전 영화임에도 너무 요즘 우리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그녀의 모습에서 필자는 영화에 조금씩 몰입하게 되었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 박중훈이 맡은 '동철'은 삼류건달이다. 정말 동네에 하나씩은 있을 법한 건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요즘 영화에 보이는 양복 입고 다니는 건달의 이미지가 아니다. 그냥 우리 생활에 함께 어울려 있는 건달의 느낌을 담고 있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건달이 아니라는 점도 새롭게 다가왔다.


그와 그녀의 이야기는 자극없이 이어진다. 취준생과 깡패(건달)의 만남이 왠지 억지스럽지 않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행동에서도 뭔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공감까지 불러일으킨다. 이 영화가 매력적인 것은 바로 이것이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공감이 되고, 억지스럽지 않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건달 영화는 꼭 자극적이어야 할까?


이후 건달과 일반 여성에 대한 사랑을 다루는 영화는 많았다. 다소 거칠지만 속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아픈 상황을 만들어서 관객을 설득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굳이 관객을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해가고, 관객들에게 동철이라고 하는 건달을 스스로 평가하게 만든다. 필자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건달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고, 그들을 보는 시선 역시 영화 속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기 때문에 엄청나게 행복한 '해피엔딩'보다는 현실적인 '해피엔딩'을 원했고,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필자가 원하는 결말을 선물해주었다. 그냥 그렇게 영화는 끝났고, 여운을 남겨준다. 뭔가를 주입하려는 결말도 아니고 속 시원한 결말도 아니고 그냥 잔잔한 우리 인생의 이야기처럼 영화는 시작하고 끝난다.


자극없는 깡패 영화, 조폭 영화의 새로운 모습을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